“연봉 얼마세요? 집은 자가인가요?”…현대차 사는데 ‘호구 조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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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거주 이유로 차량 인도 거부
출고 당일 일방적 계약 취소
제조사의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권익 충돌
현대차
현대차 / 출처 : 연합뉴스

자영업자 A 씨는 평생 꿈꿔온 차량의 출고를 앞두고,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다.

지난 1월 21일 SBS ‘뉴스헌터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계약한 A 씨는 대리점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출고 정지를 통보받았다.

대리점은 “임대아파트 거주자가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밀수출 의혹을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거주지가 ‘범죄 정황’? 대리점의 위험한 추측

현대차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 / 출처 : 현대차

A 씨는 25년째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이며, 차량 구매 전 LH에 자격 문제 여부를 미리 문의해 확인까지 마친 상태였다. 재계약 시점에 퇴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험도 감수했다.

그는 “자영업자로서 정당하게 번 돈으로 차를 사는 것”이라며, “대리점이 주거 형태만으로 개인의 소비 선택권을 박탈한 건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대리점의 강경한 태도는 최근 불법 수출 사례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인해 신차를 구매하자마자 해외로 빼돌리는 행위가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차량이 밀수출에 사용되면 대리점은 본사로부터 징계를 받게 된다.

대리점 관계자는 “수출업자들과 유사한 정황을 외면할 수 없었고, 이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리스크 관리, 그러나 사라진 소비자 신뢰

차량 결제 내역
차량 결제 내역 / 출처 : SBS ‘뉴스헌터스’

현대차 본사 역시 내수용 차량의 해외 반출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해외 수요가 높아 비공식 경로 유통 시 브랜드 가치와 현지 딜러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일부 국가는 국제 규정상 전쟁 물자 전용 우려로 수출이 금지돼 있어, 본사는 의심 거래 차단을 위한 내부 지침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의 소비자 대응은 허점이 드러났다. 본사 측은 A 씨가 일시불 결제 방식이었고 출고 정지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A 씨는 “할부로 결제했으며,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절대 수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대리점은 결제 내역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거래를 종결했다.

객관적 필터링 시스템 도입 시급

현대차 대리점
현대차 대리점 / 출처 : 연합뉴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유통 관리와 소비자 권익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례로 분석한다. 밀수출 방지는 제조사의 책무지만, 주거 형태만으로 고객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정황에 의존한 과도한 대응은 결국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필터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동시에 선의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소명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 투명한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래야만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 간 균형을 이루는 동시에, 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이라는 더 큰 목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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