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나 모터스, 중국 기술 품고 픽업 ‘산타나 400’으로 부활
고출력·전동화 스펙은 눈길, 한국형 픽업과는 결이 다르다
출시·가격 미정 속 타스만·렉스턴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

한때 유럽 오프로드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던 산타나 모터스가 약 14년 만에 중국 자동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생산을 재개했다.
스페인 리나레스 공장에서 조립 라인이 다시 가동됐고, 부활의 신호탄으로 중형 픽업트럭 ‘산타나 400’을 내놓았다.
과거 랜드로버를 생산하던 브랜드라는 역사적 배경과 달리, 이번 신형 모델은 중국 동풍·정저우 닛산이 개발한 픽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대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숫자로 보면 더 강력하다…산타나 400이 내세운 ‘스펙 승부수’
산타나 400은 제원만 놓고 보면 인상적이다. 디젤 모델은 2.3리터 엔진으로 최대 188마력과 500Nm의 토크를 내며, 3.2톤 견인 능력을 갖췄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층 더 과감하다.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400마력이 넘는 시스템 출력과 800Nm에 달하는 토크를 낸다.
전기만으로 1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실내 역시 대형 디스플레이와 각종 주행 보조 시스템을 갖춰 최신 흐름을 충실히 따른다.
출력보다 쓰임새…한국형 픽업의 기준과 맞닿은 경쟁 구도
그렇다면 이 차량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어떤 위치에 서게 될까. 자연스러운 비교 대상은 기아 타스만과 KGM 렉스턴 스포츠다.
타스만은 출력 수치만 보면 산타나 PHEV보다 낮지만, 3.5톤에 이르는 견인 성능과 주행 안정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는 환경, 잦은 장거리 주행을 고려한 세팅은 수치 이상의 체감 차이를 만든다.

렉스턴 스포츠 역시 절대적인 출력 경쟁보다는 내구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견인력과 적재 능력은 실사용 범위에서 충분하며, 유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스펙보다 중요한 방향성…한국 소비자가 픽업을 고르는 기준
특히 한국 소비자에게 중요한 요소는 스펙의 방향성이다. 산타나 400은 고출력과 전동화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타스만과 렉스턴은 실제 활용 빈도가 높은 견인, 적재, 주행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픽업트럭을 일상과 생업, 레저까지 폭넓게 사용하는 국내 환경에서는 이런 균형이 더 크게 다가온다. 여기에 정비 인프라와 부품 수급까지 감안하면 국산 픽업의 강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결국 산타나 400은 제원표만 보면 매력적인 카드지만,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르다. 높은 출력과 최신 기술보다 실제 사용 환경에 맞춘 완성도와 유지 편의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산타나의 국내 출시 여부와 가격 정책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이런 불확실성까지 감안하면, 현시점에서 한국 소비자에게 타스만과 렉스턴 스포츠가 여전히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