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전격 공습하며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다. 이란은 3월 3일 “걸프 전역 미군 기지 동시 타격”으로 맞받아치며 전면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란의 최대 우방인 중국은 ‘강력한 규탄’ 성명만 낼 뿐 실질적 군사·경제 지원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원유 수입량의 33%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이란산 원유가 전체 수입의 13%를 차지하는 중국이 왜 방관하는가.
전문가들은 이란 문제가 중국의 ‘핵심이익’인 대만 통일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지적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에번 파이겐바움 부소장은 “중국의 핵심 안보이익은 동아시아에 있으며, 중동에서는 이란뿐 아니라 사우디·UAE·이스라엘과도 생산적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구속력 있는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 비동맹 원칙을 고수해왔고, 이란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산 방공망 무력화, 무기 수출 신뢰도 추락
이번 공습은 중국 무기 산업에도 치명타를 입혔다. 이란은 2025년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직후 중국산 HQ-9B 장거리 방공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에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며 영공 방어에 완전히 실패했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잠재적 구매국들이 중국산 무기 성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 무기의 평판 하락을 우려했다.

중국은 2021년 이란과 25년간 4,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협정을 체결했지만, 실제 이행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란 투자에 신중했던 것이 오히려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유사들은 현재 12억~14억 배럴의 전략비축유(약 3개월분)를 확보하고 있으며, 러시아·남미·아프리카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해왔다.
호르무즈 봉쇄 시나리오, 단기 충격은 불가피
그럼에도 단기적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 경우, 중국은 원유 수입량의 3분의 1이 차단되는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 컨설팅업체 롱뷰글로벌의 드워드릭 맥닐 수석정책분석가는 “유가 상승은 산업비용 상승과 경제 전반의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제재 아래 할인가로 이란산 원유에 의존해온 중국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비공식 경로로 이란 원유 수출량의 80%를 구매해왔는데, 이는 케이플러 등 원자재 정보 업체들이 추산한 수치다.
장기전략: 이란 의존도 심화가 중국에 유리
역설적이게도 장기적으로는 이란 정권 약화가 중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흐메드 아부두후 연구원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정권이 약화할수록 이란은 외교·경제·기술적으로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닐 분석가도 “‘새로운 이란’에서 중국은 이란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며, 이번 위기는 장기적으로 중국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분쟁 장기화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다.
아부두후 연구원은 “간헐적 긴장 고조는 미국의 걸프지역 전략 비용을 높이고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의 대치를 방해하며 미국의 군사·재정 자원을 고갈시킨다”며 “이는 미국 패권 약화라는 중국의 글로벌 전략 목표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전략적 방관’을 통해 단기 충격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란의 대중 의존도 심화와 미국의 전략적 소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