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도, 일본도 결국 다 폭망했다”…한국 정부가 따라 한 유가 대책 뜯어보니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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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 출처 : 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세전 경유 가격이 리터당 3,500원을 넘어선 유럽과 달리 한국의 기름값 상승폭이 억제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방어의 이면에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부활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이를 지탱하기 위한 4조 2,000억 원 규모의 국민 세금 투입이 자리하고 있다.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는 일시적으로 묶어두었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세금으로 감당해야 하는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도매가 묶고 세금으로 손실 보전

정부가 꺼내든 석유 최고가격제의 작동 원리는 분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도매 공급가에 강제적인 상한선을 설정했다. 정유사가 국제 시세보다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하면서 입게 되는 막대한 손실은 정부 예산으로 사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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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 출처 : 연합뉴스

이를 위해 정부는 2026년 추가경정예산에 정유사 손실 보전용으로 4조 2,000억 원을 배정했다. 나프타 수급 안정과 국가 석유 추가 비축 비용까지 합치면 투입되는 혈세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유럽 국가들의 경유 가격이 무섭게 치솟는 동안, 국내 경유 가격이 그나마 리터당 2,000원 선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온전히 이 막대한 세금의 힘이다.

일본·헝가리 실패 사례 살펴보니

국가가 빚을 내서 정유사의 손실을 쥐여주는 이 방식이 과연 최선일까. 과거 유사한 유가 통제를 시도했던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유럽의 헝가리는 2021년 유가 급등 당시 정부 보전 없이 주유소 소매 가격 상한을 강제로 묶었다. 그 결과 팔수록 손해를 본 주유소들이 줄도산했고, 전국적인 기름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결국 제도를 철회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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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정책에서 소매가가 아닌 도매가를 통제하고 세금을 투입하는 이유가 이 헝가리 사태를 피하기 위함이다.

현재 한국과 가장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2022년부터 정유사(원유 수입업체)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 소매가 폭등을 막아왔다.

기름 대란을 막고 단기적인 체감 물가를 낮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책 유지에만 수십조 원의 세금이 증발하며 국가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반면 미국이나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시장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보다 유류세 자체를 깎아주거나 꼭 필요한 취약계층에게만 현금을 지원해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복잡한 정산, 결국은 내 주머니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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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 출처 : 연합뉴스

가장 큰 변수는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정산 절차다.

현재 정유사가 입은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받으려면 자체 산정, 회계법인 검증, 정산위원회 재검증이라는 다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례가 없는 복잡한 방식 탓에 정산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정유사들의 현금흐름이 막히면 국내 석유 공급망 전체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당장 싼값에 결제하며 안도하지만, 그 이면에 쌓인 4조 2,000억 원의 재정 부담은 추후 증세나 국채 발행을 통해 고스란히 납세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정책은 단기 진통제일 뿐이다. 당장의 기름값 방어 효과에 취해 경제 전반에 누적되는 거대한 세금 청구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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