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주시면 고기 더 드려요”…요즘 동네 식당마다 붙어있는 ‘결사 항전’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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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배달의 역설
무료 배달의 역설 / 출처 : 연합뉴스

전국 주요 상권의 식당 입구마다 “배달앱을 지웠습니다. 직접 전화 주시면 고기를 더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속속 내걸리고 있다.

거대 배달 플랫폼들이 무료 배달 경쟁을 이어가며 점유율 싸움을 벌이는 사이,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집단으로 앱 탈퇴를 선언하며 결사 항전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들의 배달비는 0원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막대한 중개 수수료가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면서 외식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팔수록 적자 나는 기형적 수익 구조

최근 일부 지역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민간 배달앱 탈퇴와 공공 배달앱 이용을 호소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배경에는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처참한 이윤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무료 배달의 역설
무료 배달의 역설 / 출처 : 연합뉴스

현재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매출 구간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지만, 배달비와 결제 수수료 등을 더하면 점주가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중개 수수료율은 낮아졌지만, 배달비와 결제 수수료, 광고비 등을 더하면 점주가 체감하는 플랫폼 비용은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배달앱을 통해 팔았을 때 사장님 손에 떨어지는 실질 이윤을 계산해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식자재 원가와 닭 튀기는 기름값, 임대료, 아르바이트생 인건비를 제하고, 플랫폼에 내야 하는 수수료 비용 3천 원에서 4천 원가량을 떼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고작 1천 원 남짓에 불과하다.

무료 배달의 역설
무료 배달의 역설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소비자가 배달앱을 거치지 않고 식당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매출의 20%를 갉아먹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식당 입장에서는 그 몫만큼 소비자에게 고기를 추가로 얹어주거나 음료수를 서비스로 내어주더라도 금전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소비자에게 돌아온 영수증… 번지는 이중 가격제

플랫폼의 무료 배달 경쟁이 쏘아 올린 비용 전가 현상은 결국 소비자의 밥상 물가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중되는 수수료 부담을 도저히 흡수할 수 없게 된 동네 식당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배달앱 내 음식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1,000원에서 2,000원가량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 배달의 역설
무료 배달의 역설 / 출처 : 연합뉴스

플랫폼 앱에는 배달비 0원이라고 적혀 있지만, 음식값 자체에 이미 상인들이 떠안은 배달 수수료가 녹아들어 있어 실질적인 밥값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면서 일부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배달앱을 거치지 않고 전화 주문이나 공동 주문을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거대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벌이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입점 업체와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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