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시장에서 4년 연속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닛산의 초소형 전기차 사쿠라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새로운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얹고도 1만 1,8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600만 원 선의 파격적인 시작 가격을 유지해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BYD 등 초저가 전기차 브랜드들이 일본 내수 시장을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전에 방어선을 구축하려는 선제적 조치로 풀이한다.
1,500만 원대 도심형 전기차의 파괴력
닛산 사쿠라가 자국 시장을 휩쓸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보조금이 필요 없을 정도의 저렴한 기본 가격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기아 레이 EV의 시작 가격이 보조금 수령 전 기준 약 2,735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쿠라의 체감 가격은 절반 수준에 가깝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3,100만 원대부터 시작해 지역 보조금을 최대한 받아야 2,00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는 현실과 대조된다.
여기에 값싼 심야 전기를 이용해 집밥 충전이 가능한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유류비는 사실상 0원에 수렴하게 된다.
180km 주행거리의 타협점
물론 가격이 저렴한 만큼 파워트레인 성능에서는 확실한 타협이 필요하다.

닛산 사쿠라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20kWh 수준으로, 기아 레이 EV의 35.2kWh나 캐스퍼 일렉트릭의 49kWh에 비해 턱없이 작다.
일본 현지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180km로 발표되었으나, 냉난방기를 가동하는 실제 도심 주행 환경에서는 150km 남짓을 달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레이 EV가 205km, 캐스퍼 일렉트릭이 315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아 간헐적인 시외 주행까지 노리는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주말 장거리 여행이나 캠핑용 메인 패밀리카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왕복 50km 이내의 출퇴근이나 자녀 통학, 동네 마트 장보기 용도에 갇혀 있는 셈이다.
한국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0만 원대 초소형 전기차의 존재는 유지비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인 차량으로 중형 가솔린 SUV나 세단을 보유한 운전자가 평일 출퇴근용으로 가볍게 굴릴 ‘세컨드카’를 찾을 때, 현재의 국산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BYD가 1천만 원대 초반의 초저가 전기차 ‘시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닛산 사쿠라의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저가형 전기차 방어전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위해 불필요한 스펙을 과감히 덜어내고 가격을 극한으로 낮춘 초소형 전기차 모델이 국내 시장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