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사실상의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 헌법의 숨통을 끊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이 격랑에 휩쓸리고 있다.
총리는 최근 자민당 전당대회에서 때가 왔다며 내년 대회까지 헌법 개정안 제출을 시야에 두겠다고 못 박았다.
지난 2월 총선에서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자민당이 독자적인 개헌 동력을 손에 쥐면서, 1947년 맥아더 체제 이후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전수방위 원칙이 붕괴할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패 버리고 창 쥐는 일본, 분노하는 중국
일본의 헌법 9조 개정 움직임은 패전국 굴레를 벗으려는 끈질긴 시도의 완결판이다. 과거 아베 신조 정권이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만을 명기하려던 온건한 우회로를 택했다면, 현재 강경파 일각에서는 교전권과 전력 보유를 전면 부정하는 ‘9조 2항’ 자체를 완전히 삭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이 기본법을 고쳐 1,000억 유로 규모의 특별기금으로 자체 방어력을 끌어올린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독일이 기존 방어 체제 내에서 체급만 키운 것이라면, 일본의 개헌은 자위대를 정식 ‘국방군’으로 격상시켜 타국에 무력을 투사할 수 있는 공격적 정상 국가로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 타임스 등이 일제히 사설을 쏟아내며 이를 “위험한 군국주의의 부활”로 규정하고 연쇄 맹비난에 나선 것도 대중국 포위망의 무력화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이 반영된 결과다.
한반도 밀고 들어올 자위대, 딜레마 빠진 한국
한국 입장에서 다카이치 헌법 개정이 불러올 가장 끔찍한 파급은 다름 아닌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시나리오다. 자위대가 정식 군대로 인정받아 집단자위권 행사의 법적 족쇄를 완전히 풀어버리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 등 유사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 국방군은 공격받는 동맹국인 미군을 지원하고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한국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부산이나 경남 앞바다로 밀고 들어올 수 있는 합법적 명분을 얻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하면 한국 내 반일 여론이 폭발적으로 들끓으며 한미일 3각 안보 공조가 치명적인 파열음을 낼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북핵 위협에 맞서 미일 연합의 확장억제력을 빌려야 하는 현실과,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견제해야 하는 역사적 정서 사이에서 뼈아픈 외교적 줄타기를 강요받게 됐다.
결국 브레이크가 풀린 일본의 우경화 폭주 앞에서, 한국은 고도화되는 한일 군사 협력의 명확한 ‘레드라인’을 조기에 설정하고 대일 안보 레버리지를 재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