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협력 다짐한 닛산·혼다
핵심 부품 및 AI 부문 강화
일본 자동차 산업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전기차 및 차량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의 뒤처짐을 인식한 위기감에 기인한 조치로 일본 자동차 업계의 경쟁 구도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닛산·혼다, MOU 체결
현지시간으로 지난5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의 보도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이날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했다.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양사는 핵심 부품의 공유 및 공동 조달을 계획하는 한편, AI를 포함한 정보처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미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혼다, 유럽 생산 기지를 보유한 닛산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시장 변화 속도가 신흥세력 등의 참여로 달라졌다”고 협력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혼다의 마베 도시히로 사장은 “휘발유 차량 생산에서의 강점만으로는 앞으로 전기차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혼다와 닛산은 자본 관계의 변화, 예를 들어 지분 거래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코트라(KOTRA)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닛산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혼다는 순위권 밖에 위치한다.
이번 협력에 대항해 경쟁해야 할 토요타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부문 점유율은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중국 등에 뒤처진 일본 전기차 산업
현재 일본 전기차 산업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량 가격도 하락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비용 경쟁력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여기며 규모 확대를 추진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NHK는 “혼다와 닛산이 서로 경쟁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통해 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은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경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2%를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