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대형 SUV가 단순한 가성비 타이틀을 버리고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진화하고 있다.
리오토가 베이징 모터쇼에서 새롭게 공개하는 플래그십 SUV L9 리비스는 차량 내부에 독자 개발한 5나노미터 AI 칩을 두 개나 탑재하며 눈길을 끈다.
당장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만약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면 국산 프리미엄 패밀리카 생태계를 뒤흔들 만한 제원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1억 원 훌쩍 넘는 몸값, 그만한 가치 있나
리오토는 4월 24일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L9 리비스를 최초로 선보인 뒤 5월 중순부터 중국 현지 인도를 시작한다.

현지 책정 가격은 55만 9800위안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억 600만 원에 이른다.
과거 저렴한 깡통 차를 앞세우던 중국차의 공식과는 완전히 결별한 행보다.
이 차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압도적인 두뇌 연산 능력이다. 자체 개발한 M100 칩 두 개를 병렬로 연결해 초당 2560조 번의 연산 처리를 수행한다.
이는 복잡한 도심 자율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실내에 탑재된 대형 디스플레이와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연 없이 제어하는 기반이 된다.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도 중국 인증 기준 420km에 달해 출퇴근 등 일상 영역에서는 사실상 순수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다.
한국 상륙 가정해 보니… GV80·카니발과 정면승부
이 차량이 한국 시장에 그대로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1억 원 안팎의 예산을 쥐고 넉넉한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의 기준점인 제네시스 GV80, 기아 EV9, 카니발 하이리무진 풀옵션 모델 등과 직접적인 스펙 경쟁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 처리 능력과 전동화 특성에서는 L9 리비스가 눈에 띄는 우위를 점한다.

약 1억 500만 원 수준인 제네시스 GV80 3.5 가솔린 터보 풀옵션이나 1억 400만 원대의 기아 EV9 GT-라인 모두 글로벌 최고 수준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L9 리비스가 수치상으로 제시한 2560 TOPS의 연산량 앞에서는 제원상 밀리는 모양새다.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는 9500만 원대인 카니발 하이리무진 하이브리드와 치열한 비교가 이뤄진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이 독보적인 실내고와 쾌적한 거주성을 제공하는 반면, L9 리비스는 대형 SUV 특유의 험로 주파 능력에 냉장고 등 특화된 편의사양을 얹어 주말 레저용으로 차별점을 둔다.

물론 가상의 수입 시나리오에서도 극복하기 힘든 치명적인 약점은 존재한다. 제네시스와 기아가 전국에 구축한 촘촘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장기간 쌓아온 품질 신뢰도는 단기간에 스펙표만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진입 장벽이다.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수리 편의성과 중고차 시장에서의 감가 방어력까지 철저하게 계산하는 탓이다.
첨단 스펙인가, 검증된 신뢰인가
결국 L9 리비스의 등장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향한 일종의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당장 국내 대리점에서 이 차를 살 수는 없지만,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경험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환경과 넉넉한 배터리 주행거리는 패밀리카의 스탠다드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앞으로 신차를 평가할 때 차량의 기계적 완성도를 넘어 AI 반도체의 성능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핵심 구매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