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자국의 무기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평화국가의 기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살상 능력이 있는 호위함과 미사일 수출까지 허용하자, 일본 내부에서도 죽음의 상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강도 높은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비전투 5유형 폐지… 17개국 향한 살상무기 빗장 해제
일본 정부는 최근 각의와 서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심사를 잇달아 열고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그 세부 운용 지침을 전격 개정했다.
일본의 수출 규정은 지금까지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 등 5개 비전투 목적의 비살상 장비 이전만 엄격하게 허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지침 개정으로 이른바 ‘무기 수출 5유형’ 원칙이 완전히 철폐되면서, 수출 통제 구조에 근본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제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심사만 통과하면 자위대법상 명백한 살상 및 파괴 능력을 갖춘 호위함과 미사일 등 완제품과 핵심 부품을 원칙적으로 수출할 수 있다.
수출 대상국은 방위장비품 및 기술이전협정을 체결한 미국, 호주, 필리핀 등 17개 우방국으로 한정되며, 경계 및 관제 레이더 같은 비무기 장비는 아예 제한 없이 수출길이 열렸다.
각의 통과 즉시 세일즈 속도전… “평화국가 훼손” 거센 후폭풍

이러한 전면적인 무기 수출 확대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강력하게 밀어붙인 핵심 국정 과제였다.
각의 결정으로 법적 장애물이 모두 사라지자, 방위성은 단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즉각적인 해외 세일즈 속도전에 돌입했다.
첫 타깃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심각한 무력 마찰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5월 하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국빈 자격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며,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역시 5월 연휴를 활용해 필리핀으로 직접 날아가 해상자위대의 퇴역 호위함 세일즈를 펼칠 계획이다.
규제가 풀리자마자 분쟁 지역의 당사국에 군함을 팔겠다고 나선 상황에 대해 일본 정치권은 극심한 이념적 내홍에 빠졌다.
제1야당인 중도개혁연합 측은 정부의 재량만으로 제한 없는 수출이 이뤄지면 평화 국가의 근간이 훼손된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공산당 역시 이번 수출 추진이 국제 분쟁을 대놓고 조장하는 행위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