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64)는 내년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예정이지만 수령 시기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퇴직을 앞두고 마련한 작은 상가에서 매월 50만 원 남짓한 임대 수익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생활비가 궁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연금 제도를 활용해 수령을 미루는 것이 유리할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5년 참으면 月 36만 원 뛴다”…수익률의 비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퇴를 앞둔 고령층 사이에서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의 현금 흐름에 여유가 있다면 수령 시점을 미룰수록 매월 0.6%, 연 7.2%의 가산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출생연도별 지급개시연령부터 받을 수 있으며,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수령한다. 가입자는 이 시점부터 최대 5년까지 수령을 늦출 수 있다.
핵심은 수령을 1년 미룰 때마다 연금액이 7.2%씩 늘어난다는 점이다. 연기연금의 파급력은 시중 금융 상품과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국민연금 연기 시 적용되는 연 7.2% 가산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 65세부터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받을 예정인 가입자가 수령을 최대치인 5년 뒤로 미뤘다고 가정해보면 차이는 확연하다.
70세가 되는 시점부터 이 가입자는 기존보다 36% 가산된 월 136만 원을 평생 받게 된다. 기존 1,200만 원이던 연 수령액이 1,632만 원으로 뛰어올라 매년 432만 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연금액 활용 여부 등을 단순화해 계산하면, 5년 연기의 손익분기점은 대략 78세 전후로 추정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24년 기준 83.7세 수준임을 고려하면 건강 상태에 따라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건보료 피부양자 탈락은 ‘숨은 덫’
다만 수익률만 보고 맹목적으로 연금을 늦추는 것은 위험하다. 늘어난 연금액이 부메랑이 되어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 제도는 공적 연금을 포함한 연간 합산 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자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에서 탈락시킨다.
앞선 사례처럼 연금을 늦춰 받아 연 수령액이 1,632만 원으로 불어난 상태에서 다른 과세소득이 더해지면 피부양자 소득 기준을 넘길 수 있다.
다만 사업소득으로 잡히는 임대소득이나 금융소득은 별도 기준과 과세 방식이 적용될 수 있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소유한 재산과 자동차까지 점수로 환산돼 적지 않은 건보료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건보료 기준선이 불안하다면 연금액의 절반만 앞당겨 받고 나머지 50%만 늦추는 부분 연기 제도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와 추가 소득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수령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