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차 팔아놓고 수리는 나 몰라라?”… 한국지엠, 15일 직영 서비스 ‘셧다운’ 강행
전국 9곳 전면 폐쇄… 갈 곳 잃은 151만 대 ‘정비 대란’ 현실화되나
협력업체 4곳 중 3곳은 “고난도 수리 검증 안 돼”… 서비스 품질 추락 우려

한국지엠(GM Korea)이 오는 15일부터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문을 닫는다. 최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시에라 등 1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수입 모델 판매에 열을 올리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정비의 최후 보루인 직영점이 사라지면서, 150만 명에 달하는 쉐보레·캐딜락 차주들이 ‘정비 난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15일부터 오지 마세요”… 전국 9개 직영점 역사 속으로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오는 2월 15일부로 서울, 인천, 부산, 광주 등 전국 9개 주요 거점의 직영 정비사업소를 전면 폐쇄한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직영 정비소 매각 논란 끝에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셧다운’을 강행한 것이다.

직영 정비소는 제조사 소속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상주하며 엔진, 미션 등 고난도 정비를 전담해 온 곳이다.
동네 카센터나 일반 협력업체에서 해결하지 못한 중증 고장을 치료하는 ‘종합병원’ 역할을 해왔기에, 이번 폐쇄 결정은 차주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협력사 가면 된다고? 기술이 없는데…”
사측은 전국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를 통해 정비 공백을 메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려가 앞선다.
노사 협의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협력업체 중 엔진이나 변속기 교체 같은 고난도 정비 역량이 검증된 곳은 단 90여 곳(약 23%)에 불과하다.

나머지 76%에 달하는 290여 개 업체는 사실상 경정비 위주로 운영되거나, 첨단 장비와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최근 출시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약 1억 6천만 원)나 리릭 같은 차량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보조 등 첨단 전자장비로 무장해 정밀 진단이 필수적이다.
차주들은 “1억 넘는 차를 샀는데, 검증도 안 된 동네 정비소에 맡기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부품도 없고, 사람도 없고… ‘AS 붕괴’ 조짐
설상가상으로 부품 공급망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세종물류센터 하청업체 계약 종료 여파로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일선 정비 현장에서는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한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직영점을 찾았다가 접수조차 못 하고 발길을 돌린 차량만 하루 평균 120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국지엠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수입차 시장에서 서비스 품질은 곧 브랜드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벤츠나 BMW가 서비스센터 확충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는 럭셔리 수입차를 지향하면서, 서비스 인프라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축소하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라며 “직영 서비스 폐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지엠이 ‘수입차 브랜드’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지 수년째. 하지만 정작 고객을 위한 사후 관리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