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타.” 불길 속 스포츠카를 몰며 손을 내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합성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3일 장중 삼성전자 주가가 18만원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글로벌 14위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밈’이다. “JY님 후진하시면 안 됩니다”, “30만도 갈 수 있다는 소리 맞죠?”라는 댓글이 쏟아지며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폭발하고 있다.
13일 오전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대 상승하며 시가총액 약 1,225조원(8,492억 달러)을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를 제치고 글로벌 기업 시총 순위 14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규 장 거래에서 ’18만 전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양산 출하를 선언한 것이 주가 상승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1년 만에 25계단 상승, ‘기술 리더십’ 증명
삼성전자의 시총 순위 상승은 놀라운 속도로 진행됐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초 글로벌 39위에 머물렀던 삼성전자는 1년 만에 무려 25계단을 뛰어올랐다. 최근 1개월간만 해도 기업 가치가 40% 이상 상승했다.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며 지분율이 50% 아래로 떨어졌을 때 제기됐던 ‘기술 리더십 균열’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과다.
HBM4 양산 출하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HBM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카드로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것이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1.01% 오른 89만 7,000원에 거래되며 국내 반도체 업종 전체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FOMO 심리” 확산…전문가들은 신중론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이라도 탑승 가능할까요?”, “지금 들어가도 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며 이른바 ‘FOMO(상승장 소외 불안)’ 심리가 감지되고 있다. 후발 투자자들의 진입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밈 확산 자체가 과열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강세 전망을 내놓는 한편, 글로벌 변수에 대한 주의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HBM4 수율 안정화와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20만~27만 5,0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대만 TSMC와 견주어도 반도체 분야에서 월등히 앞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시가총액 1,000조원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변수에 대한 주의도 당부한다. 전날 뉴욕증시가 AI 기업 수익성 불안으로 약세를 보인 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 등이 상승 추진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적 성과는 분명하지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밈 뒤에 숨은 진짜 의미는
“설명할 시간 없어”라는 밈 속 대사는 복잡한 기술 설명 대신 ‘일단 믿고 따라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과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헤딩’, ‘생각투자’ 같은 밈이 자조적 분위기였다면, 이번 ‘JY밈’은 기대와 응원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밈의 확산이 실적 개선을 앞서갈 경우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밈은 투자 심리의 지표이지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HBM4의 실제 수율과 수주 실적, 경쟁사 대응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년 만에 ‘기술 리더십’을 되찾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밈 속 불길이 축하의 불꽃인지, 과열을 경고하는 신호탄인지는 앞으로의 실적과 시장 반응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