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잘 팔리더니 “갑자기 생산 중단?”…기아가 내린 ‘눈물의 결단’에 ‘발칵’

수출 효자 쏘울, 17년 만에 퇴장
라인업 재편 속 단종 결정
소형 SUV 시장, 셀토스가 바통 잇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233만 대 이상 판매되며 기아의 수출 효자 역할을 해온 소형 SUV ‘쏘울’이 17년 만에 단종된다.

박스형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많은 이들의 ‘첫 차’로 선택받았던 쏘울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조용히 퇴장하게 됐다.

10월부터 생산 중단…17년 여정 마침표

기아는 오는 10월부터 광주2공장에서 쏘울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말 광주1공장에서의 생산 종료에 이어 약 5개월 만의 조치다.

2008년 9월 첫선을 보인 쏘울은 독특한 박스형 디자인으로 주목받으며 소형 SUV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2021년 판매가 종료됐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꾸준한 수요를 유지해왔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인기는 두드러졌다.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기아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지난해에도 약 6만 대가 수출되는 등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전기차보다 많이 팔린 ‘수출 효자’

올해 7월 말 기준, 쏘울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33만 6,000대에 달한다. 이 중 95.6%에 해당하는 223만 4,000대가 해외에서 팔렸다.

작년 수출 실적을 보면 그 존재감은 더욱 분명해진다. 총 6만 20대가 해외로 수출돼 기아의 주요 전기차인 EV6(4만 2,488대), EV3(2만 2,263대), EV9(2만 2,693대)보다 높은 실적을 냈고, 올해 7월까지도 3만 6,056대가 수출되는 등 마지막까지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경쟁력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출시된 지 오래된 데다 북미 시장 중심의 디자인과 제한된 트림 구성이 한계로 작용했고, 셀토스·니로 등 동급 모델과의 내부 경쟁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줬다.

‘선택과 집중’…셀토스로 이어지는 소형 SUV 전략

기아가 쏘울 단종을 결정한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있다. 소형 SUV 라인업을 간결하게 재편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후속 주자는 셀토스다. 내년에는 2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새롭게 출시될 예정이며, 시장의 니즈가 높은 하이브리드 트림도 추가될 계획으로, 기아는 “쏘울의 생산을 정리하고 셀토스에 집중함으로써 생산과 마케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2공장은 쏘울 단종 이후 별도 신규 차종 투입 없이 스포티지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쏘울 생산 라인을 활용해 적체된 스포티지 대기 물량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기아 관계자는 “광주2공장은 스포티지 수요만으로도 이미 전면 가동되고 있다”며 “쏘울 단종이 공장 가동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아 노조가 지난 11일 임금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 절차에 돌입하면서 향후 생산 일정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쏘울이 떠난 자리를 셀토스와 스포티지가 어떻게 메워갈지, 그리고 기아의 라인업 재편 전략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