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전동화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 9이 독일에서 뜻밖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기차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럽, 그중에서도 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독일에서 경쟁 모델들을 앞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숫자보다 체감과 완성도를 중시한 평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독일 무대서 증명된 경쟁력, 아이오닉 9이 앞선 이유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은 최근 전동화 대형 SUV 네 종을 한자리에 놓고 비교 평가를 진행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9과 BMW iX, 볼보 EX90, 폴스타 3가 대상이었다.

차체 구성부터 주행 편의,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친환경성과 경제성까지 다섯 가지 항목을 꼼꼼히 따졌다. 결과는 아이오닉 9의 종합 1위였다. 이름값과 전통을 앞세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제친 셈이다.

평가단이 가장 인상 깊게 본 지점은 실내였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공간 활용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여섯 명이 타도 답답하지 않은 실내와 전동식 2열 레그레스트, 버튼으로 접히는 3열 시트는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설계로 평가됐다. 적재 공간 역시 장거리 이동과 가족 이용을 염두에 둔 구성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디지털 경험에서도 점수가 높았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의 위치와 반응 속도, 메뉴 구성은 처음 타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라는 평가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통한 콘텐츠 연동, 충전소를 고려한 경로 안내 기능 등은 전기차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복잡한 기능을 늘어놓기보다 실제 쓰임에 초점을 맞췄다는 인상이다.

전통 대신 경험으로 승부수…전동화 SUV 시장의 다음 장면

이 같은 평가는 아이오닉 9이 지향하는 성격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고급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가 아니라, 전기 SUV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는 접근이다.

아이오닉 9은 2024년 말 공개된 뒤 2025년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판매를 시작하며 전동화 라인업의 최상단에 자리했다. 이번 독일 평가는 시장 반응을 가늠할 참고점으로 읽힌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장악해온 대형 전동화 SUV 시장에서 아이오닉 9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는 아직 진행형이다.

다만 전통과 가격표가 아닌 사용 경험으로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이 흐름이 실제 시장 선택으로 이어질지, 그 다음 장면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