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질 게 터졌다”, “현금부자만 신난 상황”…서민들 ‘피눈물’ 흘린다

수도권 규제 강화
아파트 입주 여건 악화
잔금 대출 미확보 비상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 시행되면서 주택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잔금 대출 한도 제한과 기존 주택 매각 지연으로 ‘미입주 사태’ 위기에 직면했다.

수도권 입주 전망 지수 급락, 규제 직격탄

입주 여건 악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7.9포인트 하락한 79.8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수도권의 하락 폭은 더 가팔랐다. 수도권 전체는 17.1포인트 급락했으며, 서울은 14.8포인트, 경기는 24.5포인트가 각각 내렸다.

이 같은 급락은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강화됐다.

실수요자들은 대출 한도 제한과 전세자금 대출 제약으로 입주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실제 입주율도 곤두박질쳤다.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4.0%로 전월 대비 7.2%포인트 하락했다.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40.0%), 잔금 대출 미확보(30.0%), 세입자 미확보(20.0%) 순으로 나타나 자금 마련의 어려움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미입주’ 리스크, 건설사와 임대차 시장 전이

미입주 사태는 앞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0·15 대책의 후속 조치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 거주 주택 매각이 불가능해지고, 실수요자 본인만 입주할 수 있게 된 점을 지적했다.

중도금과 잔금 모두 LTV 한도를 적용받기 때문에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계약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건설업계 전반의 위기로 번질 우려가 크다. 규제지역 주택 시장은 대책 시행 직후 거래량이 76%까지 급감하며 매매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입주 현상이 장기화되면 건설사들의 유동성 악화와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방은 ‘풍선효과’ 역풍, 전월세 시장 불안정 지속

수도권 규제 강화는 지방 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쳤다. 5대 광역시 중 대구와 부산은 입주전망지수가 소폭 상승하며 일부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대구는 신규 주택건설사업 승인 전면 보류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고, 부산은 선호 지역 중심의 신규 공급 확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울산과 광주는 입주전망지수가 하락하는 등 지역별 편차가 뚜렷했다.

문제는 임대차 시장이다. 매매 시장 위축이 전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1~9월 기준 6.27%로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서울은 월세 비중이 64.1%까지 높아졌다.

미입주 증가와 월세화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