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이재명 효과’?”…강하게 밀어붙이더니 “서울 확 달라졌다”

서울 아파트값, 10·15 대책 후 상승 속도 둔화
송파·용산·서초는 되레 강세…전세는 40주째↑
정책 효과 갈림길…새 균형점 찾는 시험대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한 번 변곡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주간 통계를 보면, 한동안 거침없이 치솟던 상승 속도가 세 주째 완만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흐름을 두고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영향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해석이 나온다.

전세만은 정반대 흐름… 40주째 오르며 ‘숨은 불씨’로 번진다

대출 문턱을 높이고 규제지역을 넓힌 이번 조치가 매수자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춰 세운 셈이다. 불길이 잦아든 건 아니지만, 활활 타오르던 열기가 조금씩 식는 모습에 가깝다.

속도는 줄었지만 온기는 그대로인 지역도 있다. 송파, 용산, 서초처럼 선호도가 높은 곳들은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마치 강한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재건축 기대감이나 희소성이 짙은 곳은 여전히 거래가 붙고 가격도 힘을 받는다.

서울 전체 평균이 누그러졌다고 해서 이들 지역의 흐름까지 일괄적으로 진정된 것은 아니다. 시장이라는 생물은 늘 지역별로 다른 호흡을 보이기 마련이고, 지금의 서울도 그 특유의 ‘온도 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시기다.

전세 시장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전셋값은 40주째 상승했다. 역세권, 학군지처럼 수요가 견고한 지역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오히려 전세난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해 오히려 가격을 밀어올리는 경우가 생긴다. 정책이 의도한 방향과 다른 파동이 전세 시장에서 나타나는 셈이다.

정책 효과인가 일시적 숨 고르기인가… 시장은 아직 갈림길

그렇다면 이번 흐름을 ‘정책 효과’로 볼 수 있을까. 시장의 반응은 아직 혼재돼 있다. 상승폭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책의 성과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대책을 발표한 뒤 몇 주 만에 변화가 뚜렷이 드러나는 부동산 시장이 아니기도 하다. 다만 대출 여력을 크게 조정하고 규제지역을 확대한 조치가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에는 힘이 실린다.

이전처럼 호가가 단기간에 뛰는 모습이 줄어든 것은 매수세가 잠시 숨을 고르는 신호로 보인다. 서울 곳곳에서 다른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은, 시장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과열을 식혀야 한다는 정책의 의도와 실수요의 여전한 요구가 맞물리며 나타나는 복합적인 장면이다. 변화의 방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