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로에 쫙 깔렸는데”…현대차·기아 ‘날개 꺾였다’, 무슨 일이?

현대차·기아 유럽서 부진
점유율·판매량 모두 하락
친환경차가 실적 이끌어
Hyundai Kia Europe earnings drop
투싼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한때 유럽 도로 위를 장악했던 브랜드였는데…”

현대차·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점유율과 판매량 모두 동반 하락하며, 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4월,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에서 8만989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수치다. 전체 시장 판매 감소율인 0.3%보다도 더 큰 하락 폭이다.

점유율도, 판매량도 나란히 ‘하락세’

Hyundai Kia Europe earnings drop (2)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의 4월 판매량은 각각 4만5227대, 4만46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0.2% 줄었다.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4.2%, 기아 4.1%로 나타났다. 합산 점유율은 8.3%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을 봐도 우려는 이어진다. 1월부터 4월까지 현대차는 총 17만4106대, 기아는 18만3095대를 판매하며 합산 35만720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3.4% 감소한 수치다. 합산 점유율 역시 8.0%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이 줄었다는 건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라며 “브랜드 영향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친환경차, 돌파구 될까

Hyundai Kia Europe earnings drop (3)
코나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비록 전체 판매는 줄었지만, 전동화 모델에선 그나마 선방했다. 4월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전기차 모델 중 투싼 6054대, 코나 5071대,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 2446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EV3 5551대, 니로 4189대, EV6 1441대를 팔았다.

특히 기아 EV3와 니로는 기아 전체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친환경차 부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하반기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이르다. 유럽 내 전동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기존 강자들뿐 아니라 중국 브랜드들의 저가 공세도 만만치 않다.

Hyundai Kia Europe earnings drop (4)
EV3 (출처-기아)

현대차·기아가 시장 내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기차를 많이 파는 것을 넘어 브랜드 전반의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시장, 위기의 전조인가

Hyundai Kia Europe earnings drop (5)
니로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한편 이번 수치는 단기적 하락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조짐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전체 시장 변동폭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그간 현대차·기아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 무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는 만큼, 기존 전략에 기대기보다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