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팰리세이드도 긴장?”…잔고장 없다는 ‘이 차’ 나오자마자 ‘난리’

2026 파일럿, 조용함·디지털 강화로 새 얼굴
고집스러운 V6 유지…하이브리드 공백은 과제로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등과 북미서 정면 승부

혼다가 북미 시장을 위해 공개한 2026년형 파일럿이 한층 다듬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리즈 특유의 단단한 체격은 그대로지만, 가족형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가 실제로 불편해하던 지점을 정교하게 다듬으며 다시 경쟁 무대에 올랐다.

덩치는 그대로인데 표정만 바뀐 듯 보이지만, 차를 실사용하는 입장에서 달라지는 지점은 오히려 이런 ‘보이지 않는 업데이트’에 있다.

더 조용하고 똑똑해진 2026 파일럿, 일상에서 체감되는 변화들

혼다는 그동안 파일럿을 설명할 때 주행 성능과 신뢰성을 강조해 왔고, 이번에도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모델은 조용함, 조작감, 디지털 경험이라는 현실적인 요구에 초점을 맞추며 일상의 설득력을 높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앞모습이다. 더 직선적이고 당당한 그릴은 차의 성격을 한층 분명하게 드러내고, 하단부의 투톤 마감은 덩치를 가볍게 정리해 패밀리 SUV의 균형감을 끌어낸다.

루프 레일과 전동식 테일게이트를 전 트림에 적용하면서 ‘기본기’에 대한 기대도 충족했다. 실내는 체감 변화가 더 크다.

약간은 시대에 뒤처져 보이던 디스플레이 대신 12.3인치 대형 스크린이 자리 잡고, 무선 카플레이와 5G 연결 기능이 더해지며 이동 중 디지털 사용성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운전자는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메뉴 수를 줄인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막히는 지점 없이 반응한다.

소음 개선도 눈에 띈다. 혼다는 오래전부터 주행 중 유입되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번에는 도어 글라스와 흡음재, 펜더 구조를 손보며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렸다.

주행 중의 작은 떨림과 소리를 잡아내는 과정은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차의 성격을 좌우하는 감성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하다. 스티어링 역시 보다 안정적인 중심감을 확보해 장거리 운전에도 여유를 더했다.

하이브리드 공백 속 고집스러운 V6…파일럿의 숙제는 여전

반면 파워트레인은 기존 V6 엔진을 유지했다. 힘의 여유는 충분하지만, 다양한 브랜드가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 속에서 파일럿이 여전히 가솔린 단일 구성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선택의 폭을 좁히는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차 전체의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폭넓게 다듬어진 만큼,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향하고 있다. 또 잔고장이 적다는 평가를 받아온 혼다의 특성이 더해지면, 이번 변화가 소비자의 신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새로운 파일럿은 출시와 동시에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등 한국 브랜드의 3열 SUV는 물론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같은 북미 인기 모델들과 나란히 경쟁 구도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