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상품성·공간감은 국산차 최고… 6천만 원 가격표에 고민”
3~4년 된 S90, 화려한 옵션 대신 ‘탄탄한 주행감’과 ‘가성비’로 승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편의성의 그랜저 vs 기본기의 볼보

“그랜저 하이브리드,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차입니다. 광활한 실내, 편안한 승차감, 최첨단 옵션까지.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이보다 완벽한 차는 없죠. 다만 6천만 원이라는 가격표를 보니 다른 선택지도 한번 보게 되더군요.”
신차 구매를 앞두고 고민 끝에 그랜저 대신 2021년식 ‘볼보 S90’을 선택한 김 모 씨(44)의 말이다. 그는 그랜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주행 환경과 가성비를 고려해 볼보를 택했다.
최근 40대 가장들 사이에서 감가가 충분히 이루어진 중고 볼보 S90이 그랜저의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그랜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차량 사이에서 ‘가치 소비’를 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편의의 제왕’ 그랜저 vs ‘가성비의 제왕’ 중고 S90

객관적인 상품성만 놓고 보면 그랜저(GN7)는 압도적이다. 운동장 같은 2열 공간, 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최신 편의 사양, 그리고 어디서든 정비가 가능한 접근성은 수입차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순간 2021년식 S90이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한다. 엔카닷컴 시세 기준 3천만 원 후반에서 4천만 원 초반이면 구매 가능한 S90은 신차급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약 2,000만 원 저렴하다.
김 씨는 “그랜저의 화려한 옵션을 포기하는 건 아쉬웠지만, 차량의 기본 등급(세그먼트)과 브랜드 가치를 생각했을 때 감가 맞은 S90의 가격적 메리트가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부드러운 승차감 vs 묵직한 주행감

두 차량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주행 질감’에 있다.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닌 ‘취향’의 영역이다.
그랜저는 한국의 도로 사정에 최적화되어 있다. 요철을 부드럽게 넘고, 시내 주행에서 스트레스 없는 안락함을 제공한다. 가족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패밀리 세단의 정석이다.
반면 볼보 S90은 유럽차 특유의 ‘단단함’을 지향한다. 시내에서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고속도로에 올리면 차체가 바닥에 깔리는 듯한 묵직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 회원은 “시내 주행이 90%라면 무조건 그랜저가 답이고, 고속도로 장거리 여행을 즐긴다면 볼보의 주행 감각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은 ‘어떤 가치’를 살 것인가

옵션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그랜저가 통풍 시트, 전동 커튼 등 ‘눈에 보이는 편의’를 극대화했다면, 볼보는 ‘귀로 듣는 감성’과 ‘심리적 안전’에 투자했다.
S90에 탑재된 바워스 앤 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은 그랜저 오너들도 부러워하는 사양이다. 또한, ‘안전의 대명사’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심리적 만족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결국 이 딜레마는 ‘편리함과 유지 보수의 용이함’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그랜저), 아니면 조금 불편하고 유지비가 더 들더라도 ‘탄탄한 기본기와 브랜드 감성’을 저렴하게 누릴 것인지(중고 S90)에 대한 선택이다.
확실한 건, 그랜저가 비싸져서 고민인 아빠들에게 중고 S90은 아주 매력적인 ‘제2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