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최근 공개한 신형 토러스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한국과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단종된 세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름은 중국과 중동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은 머스탱을 닮은 공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포드가 이 세단을 아직 놓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크기는 그랜저급, 성격은 스포츠… 시장별로 다른 얼굴을 가진 토러스

신형 토러스는 중국에서는 몬데오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외관은 이전보다 훨씬 날카로워졌다. 얇아진 헤드램프와 넓어진 그릴, 낮게 깔린 전면 범퍼가 스포츠 세단에 가까운 인상을 만든다.

차체 크기는 전장 약 4.9미터로 국내 기준 준대형에 해당한다. 쏘나타보다는 크고 그랜저보다는 약간 짧다. 다만 휠베이스는 그랜저보다 길어 실내 공간에서는 충분한 여유를 기대할 수 있다.

실내 구성은 시장별로 차이를 둔다. 중국형 몬데오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대형 디스플레이로 기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중동형 토러스는 이 화면을 덜어내 보다 보수적인 구성을 택했다.

대신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성능 칩셋을 적용해 반응성과 사용성은 최신 흐름을 따른다. 엔진은 2.0리터 터보 가솔린과 1.5리터 기반 하이브리드로 구성되며, 모두 전륜구동이다.

쏘나타 값으로 그랜저 크기… 시선을 끄는 중국 현지 가격

이 차가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격이다. 중국 현지에서 몬데오는 약 15만 위안대부터 시작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천만 원 안팎이다.

상위 트림도 4천만 원을 크게 넘지 않는다. 현지 생산과 내수 중심 전략이 만들어낸 가격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쏘나타 가격으로 그랜저급 크기의 세단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 가격이 그대로 한국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유통 구조를 고려하면 조정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중국 현지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출시 시 3천만 원대 후반에서 4천만 원대 초반이 하나의 기준선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토러스는 국산 준대형 세단과 가격대가 겹친다.

다만 성격은 다르다. 그랜저나 K8이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앞세운다면, 토러스는 디자인과 주행 감각을 강조한다.

익숙한 선택지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반면 6기통 엔진이나 사륜구동 같은 선택지가 없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로 남는다.

현재로서는 한국 출시 계획이 없다. 북미 시장에서 세단을 정리한 포드의 전략을 고려하면 가능성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신형 토러스는 시장에 따라 같은 세단이 전혀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이 차가 한국에 들어온다면, 준대형 세단 시장에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