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2027년부터 ‘플러시 도어 핸들’ 전면 금지… “안전사고 우려”
테슬라 모델 3·Y 등 주력 차종 직격탄… 수백억 들여 디자인 뜯어고쳐야
화재 시 문 안 열려 사망 사고 잇따라… ‘공기역학’보다 ‘생존’ 택했다

미래지향적 전기차의 상징과도 같았던 ‘매립형(플러시) 도어 핸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정부가 안전상 이유로 테슬라가 유행시킨 이 디자인을 법적으로 금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완성차들은 내년부터 설계를 바꾸거나 중국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압박에 놓였다.
“사고 나면 관 된다”… 中, 2027년부터 금지
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출시되는 모든 승용차에 대해 ‘매립형(팝업식) 도어 핸들’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안전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은 ▲차량 안팎에서 물리적으로 당겨서 열 수 있는 전통적인 손잡이를 달거나 ▲최소 가로 6cm, 세로 2cm 크기의 홈이 파여 있는 ‘반(半) 매립형’ 디자인만 허용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매립형 핸들은 전기가 끊기면 밖에서 문을 열 방법이 없어, 화재 발생 시 탑승객이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샤오미 전기차와 테슬라 차량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규제 도입의 방아쇠가 됐다.
테슬라·벤츠·BMW ‘비상’… “디자인 바꾸는 데만 수백억”
이번 규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곳은 단연 테슬라다. 테슬라는 모델 3, 모델 Y, 모델 S 등 전 라인업에 매립형 핸들을 적용하고 있다.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매끈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였지만, 이제는 중국 시장 판매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

문제는 비용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도어 핸들 설계를 바꾸려면 금형부터 문짝 내부 구조까지 손봐야 해 모델당 최대 1,400만 달러(약 200억 원) 이상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뿐 아니라 BMW iX, 벤츠 전기차 CLA 등도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법에 맞추느니 안 팔겠다”는 선택은 사실상 어렵다.
“디자인보다 생존”… 글로벌 표준 바뀔까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전기차 제조사들은 주행거리를 1km라도 늘리기 위해 공기역학에 유리한 매립형 핸들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효율’보다 ‘안전’을 택하며 제동을 건 만큼,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사이버트럭이 유럽 안전 기준을 못 넘어 판매가 막힌 것처럼, 테슬라는 중국형만 바꿀지 글로벌 설계를 손볼지 기로에 섰다”며 “어느 선택이든 큰 비용과 디자인 퇴보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