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일본과 6배 차이?”…심각한 한국 상황에 “의무화해라” 난리 난 ‘이 기능’

술 마신 날, 시동조차 걸 수 없다
BMW, 디지털 키와 센서 기술 결합
운전자 행동 제어하는 미래형 안전 장치

술 한 잔의 대가가 목숨을 앗아가는 현실, 이제는 차 자체가 스스로 운전대를 거부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BMW가 차량 시동 전에 음주 여부를 측정해 기준치를 넘으면 운행을 차단하는 기술을 특허로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디지털 키에 ‘알코올+락’ 결합…BMW의 실험

BMW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이번 특허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키’와 호흡 측정 장치를 연동해 음주운전을 원천 봉쇄하는 시스템이다.

디지털 키는 이미 BMW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번 특허는 여기에 ‘호흡 알코올 측정기’를 추가해, 운전자가 일정 기준 이하로 측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차량이 아예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측정기는 차량에 고정된 내장형일 수도 있고, 휴대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모든 과정은 앱과 연동되며, 측정 결과가 기준치를 넘으면 운전 권한 자체가 비활성화된다.

운전을 막더라도 차량 내부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컨대, 시동은 걸 수 없지만 실내 온도 조절이나 음악 재생은 가능하게 설계해, 택시나 대리운전을 기다리는 동안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다.

기존 인터록과는 다른 점…현실성 확보

이 시스템은 기존 ‘점화 차단기식 인터록’과도 결이 다르다. 기존 장치는 차량 배선에 직접 연결해야 해 설치가 번거롭고 비용도 많이 든 반면, BMW의 방식은 전적으로 디지털 기반이다.

차량 구조에 큰 손을 대지 않으면서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 권한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과 확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BMW는 이 기술이 법원의 운전 제한 명령을 이행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디지털 키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과 사용자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차량에 일괄 도입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자동차 기술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이 위험을 미연에 막아주는 시도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모빌리티+IT’ 안전 강화

BMW만의 실험은 아니다. 미국은 신차에 음주운전 방지 기술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GM도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토요타 역시 인체 감지 기술을 응용해 유사한 솔루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럽에서는 이미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유럽연합은 작년 7월부터 모든 신차가 ‘알코락’ 장치(Alcolock)를 장착할 수 있도록 사전 설계를 의무화했으며, 핀란드·캐나다·벨기에 등 일부 국가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에게 장치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협회(RAC)가 최근 운전자 23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가 알코락 장치가 음주운전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25세 미만의 응답자 중 18%가 음주운전 경험을 고백해 젊은층 대상 장치 도입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음주 적발, 연간 13만건…차가 판단하는 안전의 시대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일본인 모녀사망 사고로, 일본 TV아사히는 “한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연간 13만건으로 일본의 6배이며,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사고는 7만건이 넘는다”며 “한국 경찰이 단속을 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순히 처벌만으로는 줄일 수 없는 이 문제에 대해, 이제는 차량 자체가 ‘판단’을 내리는 기술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MW의 이번 특허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운전자 행동 자체를 제어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예고편이다.

시동조차 걸지 못하게 만드는 자동차, 그것은 벌이 아닌 예방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