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 이야기에서 ‘짬밥’으로 불리는 급식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보편적이고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1980~90년대 군 복무를 한 5060세대에게 군대 밥은 ‘맛’보다는 거친 훈련을 버티기 위해 그저 탄수화물로 배를 채우는 대량 공급형 집단 배식의 상징이었다.
실제로 과거 1980년대 장병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800g을 훌쩍 넘겼지만, 최근에는 400g대 이하로 뚝 떨어지는 등 주식 중심의 식습관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군 급식 예산도 극적인 수직 상승을 그렸다.

2012년 기준 장병 한 끼 급식비는 고작 2,051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8,790원이던 1인 1일 기본급식비는 2023년 13,000원을 거쳐 2026년에는 14,000원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특히 2021년 부실 급식 논란 이후 정부가 “50년 만의 대수술”을 선언하면서, ‘1식 4찬’이라는 낡은 규정이 사라지고 장병 선택형 뷔페식과 병영식당 민간 위탁이 속속 도입되는 등 급식은 이제 단순한 식사를 넘어 병영문화 개혁의 1순위 지표로 자리 잡았다.
병영식당은 화려해졌지만…극심해진 급식 ‘빈부격차’
하지만 식비가 오르고 메뉴가 화려해졌다고 해서 모든 장병이 똑같이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과 예비역들은 뷔페식과 일품요리, 민간 위탁의 수혜가 취사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규모 주둔지의 ‘병영식당 안’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조리 시설이 열악하거나 부식 추진이 어려운 전방의 최전방관측소(GOP)나 소초, 섬 지역의 도서 부대, 그리고 야외 훈련장의 식사 환경은 획기적인 급식 개혁의 사각지대에 굳건히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했던 ‘군 장병 급식환경 실태조사’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단순히 메뉴의 질을 떠나, 부대 규모와 위치에 따라 조리병의 노동 강도와 식당 인프라의 편차가 극심해 부대별 장병 만족도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민간 위탁이 확대되는 대형 부대의 장병들은 외식 부럽지 않은 식단을 즐기는 반면, 인프라 밖의 격오지 장병들은 여전히 차가운 도시락이나 한정된 메뉴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하는 구조적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모두가 평등한 식판”…사각지대 지우는 디테일 필요

결국 ‘밥이 좋아지면 군대가 달라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MZ세대 장병들의 입맛을 맞추고 징병제의 정당성을 방어하기 위해 국방부가 예산을 쏟아부은 방향 자체는 맞지만, 그 혜택이 닿는 범위가 지나치게 불균형하다.
전투력을 유지하고 장병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한다는 군 급식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보여주기 좋은 대형 식당의 뷔페 전환을 넘어 열악한 소규모 부대의 취사 환경과 보급 체계를 밑바닥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1조 2,000억 원이 넘는 거대한 군 급식 예산 시대, 이제는 화려한 메뉴 자랑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식판부터 평등하게 채우는 정책적 디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설마…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국방부 장관은 실태 파악, 개선 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