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상징’ S클래스? “결국 무너졌다”… 젊은 부자들 ‘돌변’한 이유

30~50대 젊은 부자들의 선택
S클래스 시대, 전환점 맞아
전기차 시대 BMW가 앞선 이유는

국내 최고급 세단 시장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올해 BMW 7시리즈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10월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BMW 7시리즈의 등록 대수는 3525대로, 벤츠 S클래스(2888대)보다 600대 이상 많았다.

젊은 세대가 이끈 판도 변화

이번 판도 변화의 중심에는 세대별 선호도의 변화가 있었다. BMW 7시리즈는 30~50대 고객층에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개인 구매 고객 중 30~50대가 구매한 7시리즈는 총 695대로, 전체 개인 판매량의 72.5%에 달했다. 반면 S클래스는 같은 연령대 구매량이 449대로 52.1%에 그쳤다.

흥미로운 점은 6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벤츠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S클래스의 60대 이상 구매자는 408명으로, 7시리즈(250명)보다 많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7시리즈는 S클래스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마침내 판도가 바뀐 것이다.

BMW가 선택받은 이유

BMW 7시리즈의 약진은 다양한 전략이 주효했다.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을 통해 가솔린부터 전기차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 핵심이었다.

특히 740i xDrive 모델은 올해 1~8월 2041대가 팔리며, 7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적인 차별화도 주목받았다. BMW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31.3인치 시어터 스크린을 도입, 뒷좌석에서 넷플릭스·유튜브 등을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젊은 층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BMW 인디비주얼’ 프로그램도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최상위 모델 구매자는 외장 색상부터 시트 소재까지 2만2000가지 조합으로 자신만의 차량을 구성할 수 있다.

벤츠의 반격과 향후 전망

벤츠도 반격에 나섰다. 지난 9월, S 450 4MATIC 스탠다드 휠베이스 모델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 모델은 1억5960만원으로, BMW 740i xDrive M 스포츠보다 약 1600만원 저렴하다. 벤츠는 합리적인 가격에 기본 사양을 충실히 갖춰 고객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에서 BMW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세 번째로 7시리즈가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다. 이번 역전은 단순한 판매량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벤츠의 오랜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긴 만큼, 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