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또 지갑 열리겠네”… 확 달라진 신형 스포티지, 이게 정말이라면

실속 무장한 스포티지의 역습
조용한 인상 뒤 숨은 가격 전략
투싼·QM6 넘볼 기아의 반격

겉모습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달라졌다. 기아가 10일 출시한 ‘2026년형 스포티지’는 단순한 연식 변경을 넘어선 실속 있는 개선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인센서, 이중 차음 유리, 독립제어 에어컨 등 선호도 높은 기능을 기본화하면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 수준에 그쳤다.

가격은 소폭 상승, 기본은 더 풍성

2026 스포티지의 가격은 기존보다 41만~70만 원 가량 인상됐다.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는 2,863만 원,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는 3,346만 원부터 시작되며, 최상위 트림인 X-라인은 각각 3,522만 원, 3,995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과거에는 옵션 패키지로 묶여 있던 슬라이딩 선바이저, 레인센서, 독립 에어컨, USB-C 단자, 오토 디포그 등이 기본 적용되며, 실질적으로는 ‘할인 효과’를 보는 구조다. 약 80만 원을 더 내야 했던 컨비니언스 패키지의 주요 항목이 이제는 기본으로 포함된 것이다.

기아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하지만 강하다, 주행 성능 업그레이드

주행 성능 또한 한층 진화했다. 232마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와 1.6L 터보 엔진의 조화로 고른 힘을 발휘한다. 도심에서는 부드럽고 조용하며, 고속 주행에서는 속도감과 직진 안정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전륜구동 모델은 리터당 약 17.8km, 사륜구동은 약 14.9km 수준으로, 동급 SUV 중에서도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은 최소화됐고, 이중 접합 유리와 흡음·차음재, 강화된 서스펜션 구조 덕분에 정숙성은 이전보다 한층 향상됐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성향이지만, 요철이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다만 브레이크가 민감하게 반응해, 처음엔 운전자가 감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실내는 넓고 똑똑하게

눈에 띄는 변화는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12.3인치 듀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 중 시야 분산을 줄이고 직관적인 조작을 돕는다.

여기에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워치 연동, 원격 공조 제어 등 디지털 편의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실내 공간 역시 패밀리 SUV로 손색이 없다. 2열 레그룸은 41.3인치, 적재 공간은 최대 39.5큐빅피트로 구성됐다.
특히 듀얼 레벨 카고 플로어를 기본화해 다양한 물건 적재 시 활용도가 높다.

또한, 2열 열선 시트, 무선 충전 패드, 공기 청정 시스템 등도 탑재되며, 전반적인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경쟁 SUV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2026 스포티지는 현대차 투싼, 르노 QM6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투싼은 도시적인 감성과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앞세우고 있지만, 스포티지는 기본 옵션의 충실함과 엔진 라인업의 다양성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하이브리드는 물론 LPG 모델도 주목할 만하다. QM6 LPe와 경쟁하는 스포티지 LPG는 더 넓은 전폭과 긴 휠베이스로 공간 활용도에서 우위를 점한다.

트렁크 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LPG 연료탱크를 하부에 배치했다. 출력은 QM6보다 소폭 앞서고, 가격은 약 30만 원 저렴하다. 여기에 기본 안전·편의 사양까지 더 잘 갖춰져 있어 경쟁력이 높다.

2026년형 스포티지는 단순한 디자인 리뉴얼이 아닌, 상품성 전반을 실속 있게 다듬은 전략 모델이다. ‘조용한 가격 인상’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소비자 중심의 조정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연식 변경이 기아에게 또 한 번 ‘국민 SUV’의 영광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