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로 수작업 구조 진행
파손 부위 수리할 시설 없어
해체가 낫다는 전망도 등장

지난달 21일 진수 과정에서 선체가 파손되었던 신형 구축함을 북한이 똑바로 세우는 데에 성공했다는 분석 결과가 등장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발간되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사고 발생 이래 처음으로 해당 구축함이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이 관찰되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월 하순으로 예정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전까지 구축함을 원상 복원하는 작업을 무조건 완결하라 지시한 바 있어 향후 구축함 수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작업으로 진행된 구축함 구조

38노스의 분석에 따르면 구축함을 바로 세우는 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에 촬영된 사진에는 인부들이 부두에서 선박에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밧줄을 당기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당시 풍선으로 추정되는 30개 이상의 물체가 선박의 한 쪽 면에만 배치되면서 풍선을 활용해 배를 물에 띄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풍선 추정 물체는 인부들의 작업과 동시에 배를 똑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수작업으로 구축함을 세운 이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질책 때문이다.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간부 2명은 구축함을 세우기 위해 러시아산 크레인을 들여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복구 방안이라 보고했다.

그러나 이를 들은 김 위원장은 “사고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에서 크레인까지 들여오는 것은 대외적인 망신이 아니겠냐”며 오히려 해당 간부 2명을 해임하였다.
배는 건졌으나 수리 시설은 없어

촬영된 위성사진만으로는 세부 사항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29일 사진을 근거로 선수에 달린 음파탐지기 부분이 손상되었을 공산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구축함에 있어 음파탐지기는 수중 위협 탐지와 대잠전 수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선체를 물에서 꺼내 대형 플로팅 드라이 독이나 그레이빙 독으로 옮겨야 하지만 청진 조선소에는 이러한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북한 측 보고서에 따르면 보조 발전실과 병사 침실 등이 침수되었고, 전자 통신 장비와 안테나 등도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함정의 연유 탱크는 아직까지 파손 여부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며, 일부 간부들은 처벌을 우려해 책임을 전가하고 구축함의 파손 부위를 축소 보고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라리 해체가 낫다는 해외 전문가

북한의 구축함 인양을 두고 차라리 해체가 낫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도 존재한다.
미 해군 분석센터의 데커 에벌레스는 “배가 반쯤 물에 잠기고 반쯤 물 밖에 있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 주장하며 “침몰한 반쪽을 빼내려 하면 용골이 뒤틀리고 부러질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차일즈 연구원은 이미 구축함은 선체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이 좌초한 구축함을 분해해야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비록 북한이 인력 동원을 통해 구축함을 바로 세우는 데는 성공했으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작업이 진행된 만큼 선체 파손 등의 데미지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되며, 완전한 복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구축함이 선저 파공으로 인해 침수됐다면 함정을 복원하는 데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