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월급 13년치 필요
청년 81% 전월세, 내 집 ‘꿈’
임대료 부담 전국 최고 수준

“평생 밥도 안 먹고 옷도 안 사고 모아야 겨우 집을 살 수 있다니요.” 서울에서 직장생활 5년 차를 맞은 김모(31)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연봉 7천만 원대 직장인도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까지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 13년치’ 모아야 하는 서울 집값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6만1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충격적인 수치가 드러났다. 서울의 PIR(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이 13배를 기록한 것이다.
PIR은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서울 자가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7,369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내 집 마련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세종시가 8.7배로 그 뒤를 이었고, 경기도 7.4배, 대전 7.1배, 부산과 대구가 각각 6.7배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PIR은 6.3배로, 서울이 얼마나 극단적인 수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임대료 부담도 최고… “월급의 4분의 1이 휘발”
서울 임차 가구의 고통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거주 임차인들의 RIR(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은 22.7%에 달했다.
쉽게 말해 매달 버는 돈의 4분의 1 가까이를 집세로 내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 전체 임대료 부담률은 20.3%로 전년 대비 2%포인트나 상승했다.
부산 16.9%, 경기 16.7%, 인천 16.5% 등과 비교해도 서울의 임대료 부담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과 경남이 11.7%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층 81%가 전월세… “내 집 마련은 ‘그림의 떡'”

주택 보유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여전히 뜨겁다. 조사 결과 87.3%가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주택 자가 보유율(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집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은 전국 평균 60.7%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현실은 냉혹하다. 청년 가구의 81.1%가 전월세 생활을 하고 있으며, 68.4%는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도 40.6%에 달했다.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5.6%)과 ‘전세자금 대출지원'(24.6%)으로 나타났다.
최저 주거 기준(정부가 정한 최소한의 주거 수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은 3.6%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여있다.
세계적 대도시는 다 그렇게 살고 있는게 현실. 둘이 벌어 한명 수입은 월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