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다시 상승…평균 14.83%
저신용자 금리 17% 넘어 이자 부담↑
연체율도 최고치…서민 금융 더 팍팍

“이자만 갚다가 끝날 것 같아요.”
서울에 사는 30대 초반 자영업자 박모 씨는 최근 카드론 이자 고지서를 받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출 금리가 지난해보다 오른 데다,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만 수십만 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장사도 예전 같지 않은 데다 기존 대출까지 있어, 갈아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 씨는 “당장 급해서 썼던 돈인데, 갚는 건 점점 더 막막하다”며 “정부가 말하는 회복이 정말 내 삶에도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카드론 금리 14%대 진입…기준금리와 ‘엇박자’
카드사를 통한 대출, 흔히 ‘급한 돈’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카드론의 금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9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7%포인트 오른 수치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시장 전반에 신용위기 공포가 확산됐던 2022년 12월 수준에 근접한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단순히 금융사들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말부터 점차 하향 조정되며 시중 금리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카드사들은 오히려 카드론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는 추세다.
그 배경엔 연체율 상승과 대출 관리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카드사에 카드론 증가율을 3~5%로 관리하라고 지시하자, 카드사들은 공급을 줄이는 대신 금리를 높이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신용자·다중채무자 ‘이중고’…카드론 문턱도 높아져
특히 이번 카드론 금리 인상의 가장 큰 타격은 저신용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900점 이상의 고신용자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평균 금리가 11.89%로 동일했지만, 700점 이하 저신용자는 17.34%에서 17.66%로 상승하며 이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처럼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다중채무자’들, 즉 여러 금융사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재정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카드론의 문턱이 높아질 경우 이들이 제도권 금융을 벗어나 더 위험한 대출 수단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카드사의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 1.65%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의 상환능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손비용 급증에 금리 인하 난망…서민 부담은 여전

이러한 가운데 카드론 전체 잔액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2조 3,72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약 6,000억 원 줄었다. 이는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과 정부의 대출 관리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는 금리 인하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드대출 금리는 조달금리뿐만 아니라 신용 리스크, 영업비용, 자본비용까지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아질수록 금리를 내리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는 낮아졌지만 대손비용이 증가해 당분간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고금리 흐름이 지속될 경우, 서민과 취약차주들의 금융 접근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심스럽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실제 생활 속 대출 현실은 여전히 팍팍한 상황이다.
앞으로 카드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조율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 고금리 아닙니다… imf때가 고금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