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한국을 선택했다”, “미국도 한국 없인 안 돼”…글로벌 시장서 ‘완벽한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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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 기술 경쟁력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은 한국 없이 원전을 못 짓지만, 한국은 미국 없이 짓는다.”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30년간 근무한 전문가의 이 발언이 단순한 호언이 아니라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25년 6월 체코가 원전 종주국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을 선택했고, 같은 해 4월에는 미국 미주리대학교가 한국산 연구용 원자로를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원전 기술의 본향으로 여겨지던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원자력 시장은 2026년 404.98GW에서 2031년 417.06GW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현재 376GW 대비 70% 증가한 638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과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리면서 원자력이 재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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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 기술 경쟁력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라늄 가격이 2026년 135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한국은 우라늄을 100% 수입에 의존하며 그 중 33%를 러시아에서 조달한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핵심 연료인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은 러시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기술 주권만큼이나 ‘핵연료 주권’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가 인정한 기술력, “On Time, Within Budget”

한국 원전의 경쟁력은 숫자로 증명된다. 2019년 8월 한국형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았다. 미국이 외국 원자로에 이 인증을 준 것은 처음이었다. 1,400MW 규모의 APR-1400은 현재 UAE 바라카에서 4기가 가동되며 UAE 전력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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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 기술 경쟁력 / 출처 : 연합뉴스

원전 업계에서는 한국을 “On Time, Within Budget”으로 부른다. 프랑스가 대형 원전 하나를 짓는 데 15년이 걸리는 동안, 한국은 7~8년 만에 완공한다.

체코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사 기간이 늘어날수록 건설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발주국 입장에서 한국의 ‘정시 납품’은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도 한국은 앞서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SMR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으며, 해수 담수화가 가능한 스마트 원자로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입을 논의 중이다. 한국 정부는 2028년까지 170MW급 SMR 상용화를 위해 3억 달러를 배정했다.

우라늄 공급망 위기, 러시아 의존도 33%

기술력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핵연료 공급망은 취약하다. 2026년 우라늄 가격은 올해 대비 50% 급등할 것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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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 기술 경쟁력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우라늄 생산량이 44% 급감한 가운데, 한국은 저농축 우라늄의 약 33%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국영기업 테넥스 한 곳에서만 전체 수입량의 20%를 공급받는 집중도는 공급망 리스크를 키운다.

더 큰 문제는 차세대 SMR의 핵심 연료인 HALEU다. 현재 러시아가 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 한국의 SMR 수출 경쟁력이 연료 확보에 직결되는 상황이다. 미국이 2023년부터 HALEU 생산을 시작했지만 공급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최종현학술원은 HALEU 확보를 중장기 국가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HALEU 생산 시설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하고, 중기적으로는 한·미 공동 연구개발 및 선구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협력이 답, “상호보완 구조” 만들어야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역량이 상호보완적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 원전 건설·운영·사업관리 역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미국은 차세대 SMR 설계, 지식재산권, 외교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심상민 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신규 원전 건설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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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자력 기술 경쟁력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수십 년간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아 제조 능력을 상실한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기술이 절실하다. 미주리대학교가 한국산 연구용 원자로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상징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의 입지는 견고하다. 28기의 원자로를 유지하며 수출 모멘텀을 이어가는 한국은 폴란드, 베트남 등이 발주할 원전 입찰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과 한수원으로 이원화된 원전 수출 구조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일원화를 검토 중인 만큼, 제도적 뒷받김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기술 주권만큼이나 ‘핵연료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 원전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과거 자원 빈국이었던 한국이 원전 강국이 된 것처럼, 핵연료 공급망 다변화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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