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는 폭증, 청어는 반토막
바다 온도 변화가 밥상 위협
수산물 가격 상승 우려 확산

“이상하다. 고등어는 넘쳐나는데 청어는 어디 갔지?”
올해 상반기 국내 바다에서 벌어진 기이한 현상이 서민들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는 폭증하는 반면, 한류성 어종인 청어는 절반으로 급감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변화가 바다 수온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고등어 대풍년, 청어는 실종

수협중앙회가 23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전국 수협 위판장 실적에서 극명한 대조가 드러났다.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류 위판량이 1만9068톤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69톤 증가했다. 2018년 8839톤과 비교하면 무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반면 한류성 어종인 청어는 정반대 상황을 보였다. 특히 청어 주산지인 경북 지역 위판량은 9810톤으로 전년 1만9917톤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7년 평균 1만1810톤보다도 20% 낮은 수준이다.
“찬물을 좋아하는 청어는 갈 곳을 잃었고,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고등어는 최적의 환경을 만났다”고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민 밥상에 직격탄

한편,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등어 가격은 1년 새 약 36% 상승했다. 공급 확대보다 수요 증가와 원재료비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청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생산량 급감에 일본마저 올해 청어 생산량이 전년 대비 60% 줄어들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청어 도매가격이 kg당 2.58~11.47달러까지 치솟았던 사례를 들며 가격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수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청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줄어들면 제철 음식을 제때 먹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후변화 대응책 절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수산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바다 수온 상승이 계속되면 청어 같은 한류성 어종의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발트해 청어 연구에서는 온난화로 치어 부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먹이 공급 시기와 어긋나 생존률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개체 수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어종 문제를 넘어선다. 청어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대체 어종을 찾으면서 수산물 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 연안의 수온 변화가 서민들의 식탁까지 흔들고 있는 지금,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