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사업 철수한 LG? “정말 신의 한 수였네”…결국 ‘지각변동’ 시작되나

26년 휴대폰 사업 접은 LG
우주산업 도전과 ABC 전략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가속화

4년 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던 LG전자가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3분기 연속 적자라는 수렁에서 벗어나 우주산업과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 전력투구하며 새로운 비전을 현실화한 것이다.

2021년 당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은 충격적이었다.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접는다는 발표에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순한 사업 포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고전하던 LG전자는 철수를 통해 확보한 자원과 인력을 미래 사업에 재배치하는 대담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이후 LG그룹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가동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주 산업으로 날개를 펴다

LG는 17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하는 ‘슈퍼스타트 데이 2025’를 통해 우주산업 실증 사업 성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내 유일의 달 탐사 로버 R&D 스타트업인 무인탐사연구소와 협력하여 오는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탑재할 카메라 모듈과 내년 6월 누리호 5차 발사에 실을 배터리 셀, 통신 모듈용 안테나 등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양산품을 우주 환경에 맞게 보완하는 방식으로 비용과 시간 효율성을 높인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LG의 주요 계열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참여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을, LG전자는 통신 모듈용 안테나 개발을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기술이 이제 우주로 향하는 발판이 된 것이다.

ABC 전략으로 미래 청사진 그린다

우주산업과 함께 LG는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 후 미래 사업으로 제시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영역을 중심으로 한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확보한 자원을 더 유망한 미래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기술을 선보이는 망고부스트와 바이오 혁신을 주도하는 아트블러드 같은 기업들이 참여해 LG의 ABC 전략이 구체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망고부스트는 AI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한 DPU 기반 기술을, 아트블러드는 세포 기반 적혈구를 체외 생산하는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LG는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로봇 분야 투자를 집행했으며,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피규어 AI’, ‘다이나 로보틱스’, ‘스킬드 AI’ 등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새 시대 준비

LG의 이러한 과감한 포트폴리오 재편은 기존 사업의 성장 극대화, 신사업 육성, B2B 가속화, 서비스 플랫폼 확대라는 명확한 방향성에 기반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10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은 이러한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실행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결과적으로 3년 전 많은 우려 속에 단행된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LG에게 발판이 되어 더 넓은 미래를 향한 도약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우주산업과 ABC 전략을 통해 LG는 이제 새로운 성장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