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곤란했는데 “결국 韓기업이 답이었다”…中 꽉 막히자 결국

中 자원무기화에 가격 14년래 최고
美 방산거인, 韓 고려아연에 SOS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

‘전투기의 눈’을 만드는 핵심 광물의 공급이 멈췄다. 세계 생산을 독점하던 중국이 수출의 문을 걸어 잠그자, 서방 방위 산업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공급망은 마비됐다. 모두가 해법을 찾지 못해 헤매던 절체절명의 순간, 미국의 최대 방산업체가 다급하게 손을 내민 곳은 바로 한국 기업이었다.

14년 만의 최고가…中, 게르마늄 수도꼭지 잠갔다

사건의 발단은 첨단무기의 필수 소재인 희귀 금속 게르마늄에서 시작됐다.

전투기나 미사일의 열 영상 시스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이 광물의 가격은 2023년 초 킬로그램(kg)당 1천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 5천 달러에 육박하며 14년 만에 최고치로 폭등했다.

원인은 명확했다. 세계 게르마늄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던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2023년 8월부터 게르마늄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더니, 급기야 2024년 12월에는 미군 혹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시장은 즉각 얼어붙었다. 캐나다의 한 금속 거래업체 대표는 “지난 6개월 동안 중국산 게르마늄은 단 한 톨도 구할 수 없었다”며 “말 그대로 공급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미국의 중국산 게르마늄 수입량은 전년 대비 40%나 급감했다.

록히드마틴의 선택, ‘고려아연’

공급망이 마비되며 첨단무기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던 최악의 상황. 세계 1위 방산업체인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결국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지난달, 한국의 고려아연과 게르마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 세계가 곤란에 빠진 문제의 ‘답’을 한국 기업이 제시한 순간이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을 통해 핵심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계약으로 단숨에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주자로 떠올랐다.

자원전쟁 시대, 韓의 기회와 과제

게르마늄 사태는 미·중 갈등이 반도체를 넘어 핵심 원자재 분야로 확전되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앞으로 희토류 등 중국이 독점적 지위를 가진 다른 전략 광물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자원전쟁’의 시대는 역설적으로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려아연의 사례처럼,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는 서방 국가들에게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화되는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기회를 잡고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지, 그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