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긴장할 만하네”…’한국 아빠들 취향’ 고집하더니, 결국 “잭팟 터진 이 회사”

법정관리 벗어난 KGM,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투박한 감성의 무쏘 EV, 아빠차 열풍 이끌다
국내 흥행 이어 글로벌 무대서 재도약 예고

한때 법정관리까지 겪으며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자동차 회사가 요즘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KG모빌리티, 과거 쌍용차로 불리던 이 회사가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칠고 묵직한 감성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도심형 SUV가 점령한 시장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색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흑자 전환의 드라마’…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KGM의 실적 반전

올해 3분기 KG모빌리티의 매출은 1조 1,889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이상 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순이익도 105억 원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분기엔 466억 원의 적자를 냈던 회사가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세 분기 연속 흑자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 반전의 중심에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있다. 두 모델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전기차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단단한 차체, 거친 디자인, 실용성을 앞세워 ‘운전은 차답게’라는 감성을 자극한다.

무쏘 EV는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투박한 외형으로 오히려 신선한 반응을 얻었고, 9월까지 6,311대가 팔리며 연간 목표였던 6,000대를 이미 넘어섰다.

무쏘 스포츠와 칸을 포함한 픽업트럭 라인업은 국내 픽업 시장의 64% 이상을 차지했다. ‘험로에서 강한 차’라는 쌍용차 시절의 이미지를 되살리며 틈새시장을 완벽히 파고든 결과다.

다른 브랜드들이 도심형 SUV 경쟁에 몰두할 때, KGM은 오히려 자신들의 전통적인 무게감과 실용성을 고수했다. 그 고집이 시장에서는 새로운 매력으로 받아들여졌다.

국내 흥행 넘어 글로벌 무대까지… KGM, 부활의 엔진 다시 건다

이 흐름은 해외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이미 글로벌 론칭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유럽과 중남미 등 주요 시장 진출이 본격화된다.

수출 물량이 늘고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나 전동화 라인업 측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지만, KGM의 행보는 명확하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기보다 자신들이 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SUV 시장이 비슷비슷한 디자인으로 채워지는 시대에, 이 회사의 고집은 오히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묵직한 감성을 다시 꺼내든 KGM의 행보는 ‘복고’가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그리고 지금 그 전략이 통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뚝심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