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 흘려 벌었는데 “내 재산이 사라진다?”…문자 한 통 받았다가 ‘날벼락’

가짜 코인 소멸 문자로 개인정보 탈취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피싱 사기 급증
금감원 “보상 빙자 투자사기” 경보 발령
비트코인
코인 미끼 피싱 사기 주의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서민들을 노리는 정교한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잊고 있던 비트코인이 소멸된다거나 투자 손실을 보상해 준다는 달콤한 문자 한 통에 소중한 개인정보와 자산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8천만 원 비트코인 곧 소멸”… 개인정보 노린 치밀한 함정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장기간 출금하지 않은 가상자산이 곧 소멸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North Korea Bitcoin 3rd in the world (2)
코인 미끼 피싱 사기 주의 / 출처: 연합뉴스

6년 전 이벤트로 받은 비트코인 0.5개가 삭제되며, 특정 날짜 이후 거래소 소유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8일 기준 이 비트코인은 약 8,02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문자 속 링크를 클릭하자 ‘가상자산 거래소 매니저’라는 사람과 카카오톡 채팅방이 열렸다. 이 ‘매니저’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확인한다며 A 씨의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정보를 제공한 직후, 상대방은 “곧 연락하겠다”고 말했으나 몇 시간 뒤 채팅방은 차단되었다.

비트코인
코인 미끼 피싱 사기 주의 / 출처: 뉴스1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최근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상황에서 ‘본인도 모르는 가상자산이 있을 수 있다’는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실 보상해 드립니다”… 거래소 사칭한 교묘한 수법

이러한 개인정보 탈취 사기가 성행하는 가운데, 피해 양상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령한 소비자경보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전화나 소셜미디어로 접근해 과거 투자 손실이나 정보 유출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비트코인
코인 미끼 피싱 사기 주의 / 출처: 연합뉴스

최근에는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나 주식 리딩방 가입자에게 회원 가입비 환불을 미끼로 접근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고수익이 보장되는 가짜 코인을 보상금으로 지급한다고 속인 뒤, 예정보다 과다 지급됐다며 코인 대금 입금을 강요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다.

개인정보 탈취부터 악성코드까지… 금융당국 대응 강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상자산 사기가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금
코인 미끼 피싱 사기 주의 / 출처: 연합뉴스

황 교수는 “탈취한 정보로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거나 명예훼손을 당할 수 있으며, 피싱 링크 클릭 시 악성코드가 휴대전화에 심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는 “장기 미접속·휴면 계정의 디지털자산이 소각될 예정이라는 문자는 사기”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용자 자산이 오랜 기간 방치된 경우 앱 알림이나 홈페이지로 공지할 뿐, 1:1 채팅방으로 개별 연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투자 손실을 보상해 드립니다’, ‘정부기관의 손실 보상 권고를 받고 연락드렸습니다’, ‘보상금은 코인으로 선지급됩니다’ 등은 사기범들의 단골 멘트”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 “가상자산을 악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규제를 우회한 변종 수법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