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하더니 ‘결국’… “쥐도 새도 모르게 새어나갔다”…7년간 샌 돈이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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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내부자 연루 대출 비리
점포 청탁·담보 부풀리기까지 확인
금감원, 금융권 전반 통제 점검 예정
기업은행 대출 비리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제 대출은 칼같이 거절하더니 결국 이런 일도 있었네요, 허탈하네요”

IBK기업은행이 내부자들과의 유착을 통해 수백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실행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확인된 금액만 882억 원.

지난 1월 기업은행이 자체 감사에서 240억 원 규모의 배임 사고를 처음 밝혔을 때만 해도 일부 직원의 일탈 수준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수시 검사 결과, 사건은 훨씬 더 거대한 구조적 문제로 번졌다.

7년간 이어진 대출 유착…퇴직자·임원까지 한통속

해당 사건은 2022년부터 약 2년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드러난 정황에 따르면 무려 7년간 이어졌다.

기업은행 대출 비리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퇴직자 A 씨를 중심으로 그의 배우자(심사역), 입행 동기(심사센터장, 지점장), 심지어 고위 임원까지 연루돼 있었다.

이들은 부동산 담보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대출을 승인하고, 지점 간 유착을 통해 대출 과정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본인이 소유한 지식산업센터에 기업은행 점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고위 임원에게 청탁을 시도했고, 실무 직원의 반대에도 해당 점포는 최종 입점됐다.

사고 숨기고 보고 늦춘 기업은행…감독 회피 정황

금감원은 특히 이 사건에서 기업은행 측이 사고 내용을 숨기고, 보고를 지연했으며, 검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대출 비리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실제로 기업은행은 관련 제보를 작년 8월에 인지했지만 금융당국에 보고한 시점은 12월 말이었다. 그 사이 자체 조사 결과 일부는 내부적으로 처리됐고, 검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사고 축소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당대출은 총 51건, 785억 원이며, 별도로 27억 원과 70억 원 규모의 사례도 추가로 드러났다.

심사센터장 B 씨는 실차주의 관계사 대표를 ‘처형’으로 교체해 대출을 승인했고, 다른 직원은 부동산을 대가로 받고 7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취급한 정황도 밝혀졌다.

기업은행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은 약 535억 원으로, 이 중 95억 원은 이미 부실화된 상태다.

줄줄이 터지는 부당대출…금감원, 금융사 전수 점검 나선다

기업은행 대출 비리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번 기업은행 사태는 비단 한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권 내부 전반의 도덕적 해이와 통제 실패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빗썸 전·현직 임원이 내부 통제 없이 고가 사택을 이용한 정황, 단위농협 법무사 사무장이 1000억 원대 부당대출을 중개한 사례,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의 위법 대출 등이 드러나며 금융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각 사례에 대해 수사의뢰와 제재에 착수했으며, 오는 6월까지 금융권 내부통제를 전면 점검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에 대한 최종 조치와 함께, 다른 금융사에서도 유사 사례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당대출이 오랜 시간 조직적 구조 안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금융당국의 대응과 기업은행의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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