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6조원 증가로 금융권 긴장
주식·가상자산 투자용 대출 급증세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출 수요 폭발

최근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6조원을 넘어서며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이며 금융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계대출 넉달 연속 증가, 월 6조원 돌파

금융당국이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월말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5월 증가액은 6조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월 4조2천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3월 4천억원, 4월 5조3천억원에 이어 5월까지 넉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작년 10월 6조5천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747조3천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2천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8월 역대 최대치인 9조6천억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축소되던 추세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신용대출 3년 10개월만에 최대폭 급증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신용대출의 급증세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102조5천억원에서 103조6천억원으로 1조815억원 불어났다. 이는 2021년 7월 1조8천억원 증가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추가 인하 전망과 대선 후 집값 상승 기대가 겹치면서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과 가상자산 등 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대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증시 호조와 함께 투자용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가정의 달 연휴와 공모주 청약 일정이 겹치면서 자금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도 592조6천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2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부터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불러온 대출 러시

이같은 대출 급증 배경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 경제가 4개 분기 연속 0.1%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 국면에 빠진 데다,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0.2%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주력 산업의 경쟁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증가세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내외로 안정되면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기조를 시사함에 따라 외환시장 부담도 완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금리가 인하됐고, 당국의 거시 건전성 관리 강화 효과는 8월에서 9월부터 본격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투기조장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