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시작된 악몽 “30만 명 어떻게 살라고”…국민들 뭉칫돈까지 ‘결국’

홈플러스, 매장 3곳 중 1곳 폐점 위기
MBK 인수 후폭풍, 7조 부채가 독 됐다
국민연금 9000억도 흔들…국가적 리스크로
홈플러스 페점 위기
출처 : 연합뉴스

“진짜 홈플러스 망하면 우리 동네 장볼 데도 없어진다.”, “국민연금 9000억이면 내 노후도 걸린 거네… 무섭다.”

홈플러스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 2위 대형마트의 위기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다. 9년 전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지금 폭탄이 되어 터지고 있다.

상황은 심각하다. 전체 126개 매장 중 36곳이 문을 닫을 위험에 처했다. 매장 3곳 중 1곳이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노동계는 직접 고용 3만 명과 간접 고용 30만 명, 총 33만 명의 일자리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홈플러스 페점 위기
출처 : 연합뉴스

대형마트 하나가 문을 닫으면 주변 3km 상권 전체가 함께 몰락한다는 점에서 이 숫자는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7조의 그림자’…MBK 인수 후폭풍, 홈플러스에 덮치다

위기의 뿌리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MBK는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에 샀는데, 이 중 4조 원 이상을 빚으로 조달했다. 이 빚은 고스란히 홈플러스가 떠안게 됐다. 건강한 기업에 갑자기 거대한 짐을 지운 셈이다.

이후 MBK는 핵심 매장들을 하나씩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 이때 활용한 방식이 ‘세일앤리스백’이다. 건물을 팔고 다시 임대료를 내며 사용하는 구조를 뜻한다. 즉각적인 현금은 생기지만 나중에는 높은 임대료에 시달리게 된다.

바로 그 후폭풍이 지금 터지고 있다. 홈플러스 전체 매장 중 68곳이 임대 매장이다. 임대료 협상이 결렬되면 바로 폐점으로 이어진다.

홈플러스 페점 위기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홈플러스는 27개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동대문점 등 9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유통 환경 변화도 홈플러스를 옥죄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되면서 쿠팡, 마켓컬리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신선식품 시장을 장악했다.

홈플러스가 뒤늦게 새벽배송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였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가격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9000억도 위험…홈플러스, 이제는 ‘국가적 위기’

현재 홈플러스는 법정관리 상태다. 법정관리란 법원이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기업의 회생을 도와주는 제도다.

홈플러스 페점 위기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임대료 협상 결렬로 추가 폐점이 이어지고 있으며, 회생계획안에도 더 많은 점포 정리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위기가 홈플러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생에 실패할 경우 국민연금이 투자한 9,000억 원에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곧 우리의 노후 자금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홈플러스는 한국 자본시장, 노동시장, 지역 경제가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실타래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실타래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그 여파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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