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도 문 닫는다니”… 전국 ’15곳 폐점’ 소식에, 주민들 ‘발동동’

회생 절차 5개월째
임대료 협상 결렬로
생존경영 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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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전국 15곳 폐점 / 출처 : 연합뉴스

동네 마트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전국 15개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회생 절차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한 가운데, 자금난이 심화되자 결국 문을 닫는다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절체절명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전사적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3월 회생 절차 개시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자금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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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전국 15곳 폐점 / 출처 : 연합뉴스

회사 측은 신뢰도 하락으로 일부 대형 납품업체들이 정산 주기를 단축하거나 거래 한도를 줄이면서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민생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매출 감소 폭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 하락은 곧바로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68개 임대 점포 중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된 15개 점포에 대해 순차적으로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부동산 리츠 및 펀드 운용사들과 임대료를 30~50% 인하하는 협상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폐점 대상에는 서울 시흥점, 가양점, 일산점을 비롯해 인천 계산점, 안산고잔점, 수원 원천점, 화성동탄점, 천안신방점, 대전 문화점, 전주완산점, 대구 동촌점, 부산 장림점과 감만점, 울산 북구점과 남구점 등 전국 곳곳이 포함됐다.

매출 회복 위한 절박한 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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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전국 15곳 폐점 / 출처 : 연합뉴스

회생 절차 진행 중 홈플러스는 매출 회복을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8월부터는 주요 품목을 최대 50~70% 할인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자금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인수합병을 통한 회생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최후의 생존경영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 강력 반발, 갈등 격화

홈플러스의 생존경영 체제 발표에 대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자구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또다시 직원과 회사를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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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전국 15곳 폐점 / 출처 : 연합뉴스

노조는 홈플러스의 브랜드 가치가 전국 매장에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폐점은 곧 회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폐점 없는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점포 직원의 고용은 계속 보장할 계획이며, 고용안정지원제도를 통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 달 1일부터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부터 시행해온 임원 급여 일부 반납도 회생이 성공할 때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위기는 단순한 유통기업의 경영 문제가 아닌, 민생경제와 고용안정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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