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고금리? 그래도 지금은 안 해요”… 분위기 싹 바뀐 이유 보니 ‘아뿔싸’

청년들, 9% 고금리 혜택도 외면
생활고에 저축 여력 급감
만기 짧은 새 적금 관심 집중
청년층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연 9%의 높은 이율을 제공하는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 사례가 늘고 있다.

경제적 여유보다 당장의 생계가 우선인 청년층에게 장기 저축은 부담이 되어버렸다. 청년층의 저축 의지 감소 뒤에는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높아진 생활비라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에도 외면받는 청년도약계좌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율은 지난해 말 8.2%에서 올해 7월 말 15.9%로 7.7%포인트나 급등했다.

Youth Development Account (2)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증가 / 출처: 뉴스1

이는 총 35만 8천 명으로, 누적 가입자 225만 명의 15.9%에 달한다. 특히 납입 금액이 적을수록 중도해지율이 높게 나타나 경제적 여유가 적은 청년일수록 저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납입 금액이 10만 원 미만인 가입자들의 중도해지율은 39.4%로 가장 높았으며, 10만 원 이상~20만 원 미만은 20.4%였다.

반면 납입 최대 금액인 70만 원을 내는 청년들의 중도해지율은 0.9%에 불과했다.

불안한 미래, 청년들의 선택

청년 니트족 증가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의 급증은 청년층이 처한 경제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일자리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19년 4분기 326만 개에서 지난해 4분기 297만 개로 대폭 감소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장기 저축보다 당장의 생계 유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청년층의 생활고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층 한 달 평균 소득은 약 217만 원에 불과하지만, 생활비와 부채 상환, 급증하는 주거비 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청년 취업난 프리터족 급증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증가 / 출처: 연합뉴스

특히 1인 가구 청년의 연간 소득은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5년이라는 긴 만기 기간은 취업·결혼 등 불확실성이 큰 청년층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과 새로운 대안

정부는 청년들의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의 이자·비과세 혜택 등 세제 지원은 올해 12월 31일 자로 종료되며,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청년미래적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통장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청년미래적금은 만기를 1~3년으로 대폭 줄이고, 일정 소득 이하 청년층이 적금을 납입할 경우 만기 시점에 정부가 25%가량을 매칭하는 형태로 설계될 예정이다. 이는 청년도약계좌의 만기가 지나치게 길다는 비판을 반영한 결과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자들이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던 사례가 있다”며 “청년도약계좌에서 청년미래적금으로 이동은 예산 등을 고려해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국 의원은 “청년미래적금 도입을 앞두고 기존 청년 가입자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연계 가입 등 제대로 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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