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공들였는데 결국 일냈다”…외국인들이 수십 톤 싹쓸이한 ‘이 한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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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석곡농협 ‘아리랑 쌀’ 10톤 유럽행… “밥맛이 곧 반찬” 호평
‘찰기’와 ‘구수한 향’ 무기로 파스타·빵의 나라 공략
섬진강의 바람과 10년의 육종 기술이 만든 ‘명품 쌀’의 승리
곡성 쌀 수출
곡성 쌀 수출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처음엔 한국 식당에서 맡았던 그 고소한 냄새에 놀랐고, 두 번째는 씹을수록 느껴지는 단맛에 놀랐습니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 것 같아요.”

한 K-푸드 전문 마켓에서 한국산 쌀을 구매한 현지인의 반응이다. 찰기 없이 푸석한 ‘안남미(인디카 쌀)’에 익숙했던 유럽인들이 쫀득하고 윤기가 흐르는 한국 쌀(자포니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K-푸드 열풍을 타고 전남 곡성의 작은 시골 마을, 석곡농협의 ‘아리랑 쌀’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유럽 식탁 점령에 나섰다.

지난 14일, 석곡농협은 ‘아리랑 쌀’ 10톤을 유럽으로 떠나보내는 선적식을 가졌다. 단순한 농산물 수출을 넘어, 한국의 ‘식감’과 ‘향’을 수출하는 현장이다.

“유럽인들이 왜 한국 쌀을 찾죠?”… K-콘텐츠가 바꾼 식탁

곡성 쌀 수출
곡성 쌀 수출 / 출처 : 곡성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럽에서 쌀은 그저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탄수화물 보충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BTS’, ‘케데헌’ 등 한류 콘텐츠 속에서 김밥,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특히 유럽의 ‘글루텐 프리(Gluten-Free)’ 건강 트렌드와 맞물려 한국 쌀은 ‘소화가 잘 되고 건강한 프리미엄 곡물’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여기에 푸석한 밥 대신 찰기 있는 밥이 주는 특유의 포만감과 단맛(밥맛)을 즐기는 미식가들이 늘어나며 한국 쌀의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곡성 쌀, 무엇이 다른가? “밥에서 ‘누룽지 향’이 납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쌀 중 왜 하필 곡성 쌀일까? 석곡농협 쌀만의 압도적인 경쟁력은 바로 ‘향(香)’과 이를 구현해낸 ‘육종 기술’에 있다.

곡성 쌀 수출
곡성 쌀 수출 / 출처 : 곡성군

이번에 수출길에 오른 ‘아리랑 쌀’과 석곡농협의 대표 브랜드 ‘백세미’는 일반 쌀이 아니다. 히말라야 야생 벼와 한국 재배 벼를 교배해 무려 2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특수 품종 ‘골든퀸 3호’를 기반으로 한다. 

밥을 지을 때 집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향기는 빵 굽는 냄새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향수(Perfume) 같은 쌀’이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곡성은 섬진강의 맑은 물과 큰 일교차 덕분에 쌀알이 단단하고 잘 여문다. 여기에 석곡농협의 친환경 유기농 재배 원칙이 더해져, 잔류 농약에 민감한 유럽 바이어들의 기준도 통과할 수 있었다.

쌀, 이제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로 승부

기존 저가 쌀 시장이 아닌 ‘프리미엄 시장’을 뚫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 480톤 수출에 이어 올해도 유럽행 배에 오른 곡성 쌀은 현지 아시아 마켓뿐만 아니라 고급 식료품점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곡성 쌀 수출
곡성 쌀 수출 / 출처 : 연합뉴스

한 무역 관계자는 “한국 쌀은 가격은 높지만 품질과 맛에서 대체 불가한 영역을 구축했다”며 “특히 곡성 쌀처럼 스토리가 있고 특징(향)이 뚜렷한 제품은 유럽 시장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다”고 전했다.

석곡농협은 이번 수출을 발판 삼아 2026년 한 해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밥 한 공기가 주는 위로와 행복, 이제 곡성의 ‘아리랑 쌀’이 유럽인들에게 그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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