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조선 시장이 단기 수요 변동을 넘어 구조적 장기 성장 국면,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글로벌 발주잔량이 1억 8000만 CGT에 달하는데도, 시장에서는 발주 사이클이 아직 정점조차 찍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애로우 쉽브로킹(Arrow Shipbroking)의 야니스 쿠팔리타키스 신조담당 이사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TradeWinds Shipowners Forum China 2026’에서 “향후 15년간 약 4만 6000척의 새 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글로벌 조선소 건조능력인 약 4050만 CGT를 기준으로 볼 때 공급 여력이 한계에 근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대 교체·환경규제·지정학, ‘3중 수요 엔진’ 동시 점화
업계 전문가들이 슈퍼사이클의 근거로 꼽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선대 노후화, 탈탄소 규제 강화, 그리고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항로 재편이다.
우선 전 세계 상용선의 35~40%가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선으로 분류된다.
쿠팔리타키스는 “가장 강력한 드라이버인 선대 교체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발주 증가가 노후화 교체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규제 측면에서도 압박은 거세다.
EEXI·CII 규제와 EU 배출권거래제(EU ETS)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기존 선박의 운항 경쟁력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조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신조 교체를 선택하는 선주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한다. 쿠팔리타키스는 “선주들은 더 이상 기존 선박의 연장 운항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30년대 중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
해상 물동량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030년까지 약 10% 성장 이후 2040년까지 안정적 확대가 예상되며, 이는 단순 선박 교체를 넘어 순수한 ‘증분 선복(增分 船腹)’ 수요까지 동시에 발생시키는 구조다.

현재 연간 글로벌 건조능력은 약 4050만 CGT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선대 교체 수요가 본격화되는 2030년대 중반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슬롯 부족, 납기 지연, 선가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국 오더북 70% 점유…한국 고부가가치 선박 전략 주목
현재 중국 조선업은 글로벌 오더북의 약 70%를 점유하며 압도적인 물량 우위를 점하고 있다. 쿠팔리타키스는 향후 중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LNG선·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HD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수요 확대 국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선가·납기 압박이 가시화되는 2030년대 중반을 앞두고, 조선사들의 건조 슬롯 확보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