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대형 전기 SUV의 가격 공세가 매섭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된 엑스펑의 신형 플래그십 GX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동급 국산 프리미엄 모델과의 직접적인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예비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중형 SUV 예산으로 대형 패밀리카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100만 원 벌어진 대형 전기차의 셈법
엑스펑 GX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앞둔 이 차량의 예상 현지 판매가는 약 23만 2,000링깃으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6,960만 원 수준이다.

동일한 대형 3열 전기 SUV 세그먼트에서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기아 EV9과 겹쳐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기아 EV9의 말레이시아 현지 가격은 약 36만 9,668링깃으로 한화 약 1억 1,090만 원에 달한다.
두 차량의 체급과 공간감이 비슷한 대형 3열 패밀리 SUV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엑스펑 GX를 선택하면 무려 4,130만 원에 달하는 금전적 여유를 챙길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내연기관 중형 세단 한 대를 새로 뽑고도 남는 막대한 금액 차이다.
결과적으로 약 7,000만 원의 예산을 쥔 소비자라면, 중형급인 테슬라 모델 Y나 내연기관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구매할 예산으로 전기 모터를 얹은 광활한 대형 SUV를 손에 넣게 되는 셈이다.
충전 스트레스 지운 1,585km의 마법
가격 못지않게 이목을 끄는 부분은 배터리 운영 방식이다. 엑스펑 GX는 순수 전기차(EV) 버전과 내연기관 엔진을 발전기로 활용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EEV) 두 가지 라인업을 모두 선보였다.

순수 전기 모델의 경우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시 750km를 달릴 수 있다고 인증받았다. 테스트 기준이 다소 관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대형 SUV로서는 충분히 넉넉한 수준이다.
진짜 반전은 REEV 모델에서 나온다. 내연기관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며 달리는 이 모델은 연료와 배터리를 가득 채웠을 때 CLTC 기준 무려 1,585km라는 경이로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이 거리는, 전기차의 유일한 단점인 충전 인프라 스트레스와 장거리 주행 시의 대기 시간을 완벽하게 지워버린다. 전기차 구매를 꺼리던 장거리 운전자나 패밀리카 수요층에게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가성비냐 신뢰냐 엇갈리는 선택지

제원표와 가격표만 놓고 보면 엑스펑 GX의 상품성은 위협적이다. 하지만 1억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대형 SUV 시장에서는 뱃지 가치와 글로벌 사후 관리 네트워크도 무시할 수 없는 선택 기준이 된다.
초기 구매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엑스펑의 가성비 전략이, 기아가 구축해 놓은 글로벌 브랜드의 신뢰도와 촘촘한 정비망을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