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자 시장의 맹주인 삼성전자가 결국 거대한 14억 중국 시장에서 일부 핵심 사업의 간판을 내리는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
현지 업체들의 맹렬한 저가 공세와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삼성전자가 중국 본토에서 생활가전과 TV 판매를 전격 중단하는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승산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도려내고, 첨단 기술과 미래 성장 동력에만 자본을 쏟아붓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선택과 집중’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44% 급감한 순이익과 흔들린 TV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공들인 중국 내 가전 유통망을 걷어내는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참담한 수준으로 악화된 수익성 지표에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1,681억 원으로, 이는 불과 1년 전인 전년도의 3,007억 원과 비교해 무려 44%나 증발한 충격적인 수치다.
특히 회사의 간판 역할을 해온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글로벌 TV 시장의 전반적인 정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지난해에만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쓰라린 영업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2,000억 원의 이익을 내며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평균 판매가가 1년 만에 4%가량 더 떨어지는 등 중국산 제품의 물량 공세 앞에서는 근본적인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회사 내부를 덮친 것으로 보인다.
짐 싸는 가전, 살아남은 반도체
삼성전자의 이번 중국 사업 재편 흐름을 짚어보면, 철저한 수익성 논리에 따른 구조조정의 칼날이 얼마나 매섭게 번지고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앞서 삼성전자는 연간 2,000억 원대 적자 쇼크 직후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등 수익이 나지 않는 가전 라인의 외주화를 결정했으며, 주요 해외 거점이었던 말레이시아 공장마저 문을 닫는 강수를 뒀다.
이어 이달 초에는 TV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체질 개선을 예고하더니, 결국 중국 본토에서의 판매 중단이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연쇄적으로 꺼내 든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가 중국 대륙 전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익 방어가 불가능해진 TV와 생활가전 판매는 현지 협력사에 통보해 철수 절차를 밟지만, 차세대 먹거리인 모바일과 반도체, 의료기기 분야는 굳건히 남겨두는 전략적 분리를 택했다.

갤럭시 AI를 탑재한 신규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기존 쑤저우 가전 공장과 시안의 반도체 공장 등 첨단 연구 및 생산 거점 투자는 오히려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수익의 늪에 빠진 전통 가전을 과감히 버리고 첨단 산업 중심으로 진용을 새로 짠 삼성전자의 중국 내 구조조정 승부수가 향후 글로벌 실적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