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가 무려 2만 970대의 전기차를 팔아치우며 현대자동차(1만 9040대)를 제치고 단일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랐다.
여기에 특정 수입차가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챙겨간 정부 보조금 규모가 1조 원을 훌쩍 넘는다는 업계 추산까지 나오면서, 결국 국민 세금으로 해외 기업의 배만 불렸다는 역설적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안방 뺏긴 1분기 실적과 ‘보조금 역설’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9.5% 급증한 8만 3529대로 집계됐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과실은 사실상 수입차가 독식하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전년 대비 334.8% 폭증한 실적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25%를 장악했다.
지난해 진출한 중국 BYD 역시 1분기에만 3968대를 팔아치우며 수입차 4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문제는 이들의 가파른 약진 배경에 막대한 우리 세금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특정 수입 브랜드가 한국 진출 이후 쓸어간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 규모가 1조 2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차량 성능과 가격 중심이던 보조금 산정 체계에 ‘산업기여도’와 ‘연구개발(R&D) 역량’ 지표를 새롭게 포함하는 개편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개편안을 살펴보면 직영 AS 센터 운영 여부와 정비 이력 전산 관리, 충전 인프라 확충 수준 등이 주요 평가 지표로 꼽힌다.
이는 곧 배터리부터 부품, 고용 창출에 이르기까지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보조금 산정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국내 대규모 생산시설이나 거점이 없는 테슬라와 BYD의 보조금이 대폭 깎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오르는 수입차 vs 선택권 좁아진 소비자

반대로 국내 생산과 AS망, 연구 인력을 탄탄하게 구축한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개편의 뚜렷한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국산 브랜드 내에서도 온도 차는 극명하다.
KG모빌리티는 일부 차종만 제한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국내 생산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한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혜택에서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책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보조금 문턱이 높아져 수입 전기차의 실구매가가 상승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치열하게 전개되던 가격 인하 경쟁마저 사라질 경우, 모처럼 불붙은 전기차 대중화 수요가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도 이러한 시장의 엇갈린 반응을 의식해 한발 물러서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주무 부처 장관이 국회 정책 질의에서 배점 기준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며 개선을 시사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환경적 목표와 자국 산업 보호라는 경제적 목적 사이에서, 정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