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회 매출 최대 25% 급증…회가 대세
외식비 부담에 가족들 발길 마트로
연어·참치·광어 ‘회 삼총사’ 인기 폭발

“주말 외식할 때마다 한숨만 푹푹 나왔는데, 이제 좀 나아졌어요.”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김지은(39) 씨는 주말마다 외식비 걱정에 한숨이 나왔다. 횟집 회 한 접시에 10만 원은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 포장회를 알게 된 후 부담이 크게 줄었다.
김 씨는 “마트 가면 연어, 참치, 광어 다 골라 담아도 5만 원이면 넉넉하더라구요. 맛도 괜찮고 아이들도 잘 먹어서 이젠 주말마다 회 사러 마트부터 가요”라며 미소 지었다.
“횟집 대신 마트로”…불황 속 떠오른 회 소비의 새 풍속도
고물가가 일상화되면서 외식 한 번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요즘, 대형마트 회 코너가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횟집 대신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마트 회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이마트의 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25%, 홈플러스는 19%로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단기간 내 이처럼 높은 증가율은 이례적이다.
마트 측은 외식비 상승과 불황 속 소비심리 위축을 주요 요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4인 가족 기준 횟집 식사는 10만 원을 훌쩍 넘지만, 마트에선 그 절반 이하 가격으로 품질 좋은 회를 즐길 수 있다.
연어, 참치, 광어…마트 회의 ‘빅3’가 인기몰이 중
마트 수산물 매출에서 회가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커졌다.
이마트는 2022년 26.6%였던 회 매출 비중이 올해 들어 29.7%까지 치솟았고, 롯데마트는 15%에서 20%로, 홈플러스는 11%에서 17%로 상승했다. 회가 수산물 코너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어, 참치, 광어가 마트 회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연어가 1위였지만, 올해 이마트에서는 참치가 16.3%의 점유율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이마트가 참치 특화 매장 ‘참치정육점’을 전국 30개 점포로 확대하며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다. 반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선 여전히 연어가 전체 회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어는 샐러드, 초밥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도가 높고 남녀노소 모두 선호하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절 따라 전략 따라…마트 회 판매 ‘진화 중’
대형마트들은 회를 단순한 수산물 판매가 아닌 전략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봄에는 도다리, 여름엔 농어와 민어, 가을에는 전어, 겨울엔 방어 등 계절 어종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어종별 사전 계약과 대량 매입 전략을 적극 활용 중이다.
방어는 여름에 계약해 겨울철에 판매하고, 노르웨이산 연어는 연간 단위 계약으로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한다.
운영 전략 또한 차별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전 점포 회 코너를 직영으로 운영해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싱싱회관 라이브’ 코너를 통해 활어를 즉석에서 회로 제공하는 신선한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환율이 오르기 전 노르웨이산 연어 50톤을 미리 확보해 100g당 3천 원대의 가격으로 판매하며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지금 소비자는 가격과 품질, 그리고 경험을 모두 고려한다. 대형마트의 회 전략은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읽은 결과물이다. 외식의 대안에서 출발한 ‘마트표 회’는 이제 하나의 독립된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소비자의 선택은 더욱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준비하는 것이, 기업에게는 생존 전략이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