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일본꼴 나려나”…심상치 않은 쌀값 움직임, 추석 앞두고 ‘초비상’

심리적 마지노선 6만 원 넘긴 쌀값
지난해보다 23% 급등한 가격에
서민 가계 직격탄 우려 커져

추석을 불과 몇 주 앞둔 상황에서 쌀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0kg당 6만 원을 돌파해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허덕이는 장바구니, 당황한 소비자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쌀 20kg 소매가는 6만 316원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6만 원을 돌파했다.

산지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는 20kg당 5만 4630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23.7%나 상승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상 고온과 병해충 피해로 생산량 자체가 줄었고, 벼의 도정 수율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쌀 재고는 71만 2000톤으로, 전년보다 21만 톤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확기 전에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해지자, 산지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매입에 나서면서 가격은 더욱 뛰었다.

부메랑이 된 정부 정책

전문가들은 현재의 쌀값 급등에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농촌경제연구원 박한울 곡물관측팀장은 “이상 고온과 병해충 피해로 쌀 생산량이 감소했고 도정 수율도 낮아졌다”면서 “정부 매입 물량이 늘면서 원료 벼 공급이 이전보다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쌀 가격 급락을 우려해 36만 톤을 공공비축으로 매입한 데 이어 26만 톤을 추가로 시장격리 조치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메랑 효과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GS&J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7월 말 시장 재고량은 21만 6000톤으로 전년보다 46.2%(18만 5000톤)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생산량의 17.3%에 달하는 쌀을 시장에서 사들인 결과로 보인다.

추석 앞두고 식탁 물가 불안 가중

쌀값 상승은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전반적인 식탁 물가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농축산물은 1년 전보다 4.4% 상승했다.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과 집중호우는 농산물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채소류는 가격이 급등했으며, 곡물은 14% 넘게 상승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성수품 공급대책 및 할인 지원 방안을 9월 중으로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20kg당 3,000원인 쌀 할인 지원을 4,000~5,000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이 역부족이라는 우려를 내비친다.

강형준 GS&J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정부 방출량은 월평균 쌀 식용 소비량의 15%에 불과해 쌀값 상승세를 약간 완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시장 재고가 9월 상순에 소진될 것이므로 수확기인 10월까지 쌀값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달 중 성수품 물가 안정 등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