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였는데 이제는…” 서민들 등골 휘는 ‘이것’ 때문에 난리났다

‘서비스’라던 배달, 요기요가 유료로 바꿨다
점주 살리려 만든 배달비, 플랫폼만 배불렸다
수수료 폭탄에 광고비까지…남는 건 한숨뿐
배달비 무료 변화
출처 : 연합뉴스

수화기 너머로 “곧 가져다드릴게요”라는 정겨운 목소리가 들리던 때가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전화 한 통이면 주문은 끝이었다.

문 앞에 놓인 음식에는 ‘배달비’가 아닌 ‘서비스’라는 정서가 스며 있었다. 하지만 그런 풍경은 이제 더 이상 익숙하지 않다.

스마트폰 화면 속 ‘주문하기’ 버튼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망설인다. 최종 결제액에 더해진 숫자를 확인하며 ‘배달비가 얼마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시대. 배달은 언제부터 당연한 비용이 되었을까.

‘공짜 배달’의 종말…요기요가 쏘아올린 가격 분리의 신호탄

변화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2012년, 시장에 등장한 한 외국계 플랫폼이었다.

배달비 무료 변화
출처 : 연합뉴스

독일계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들여온 유럽식 과금 모델은 시장의 룰을 바꿨다.

음식값과 배달비를 명확히 분리해 고지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시스템. 그전까지 음식에 포함된 ‘무형의 서비스’로 여겨졌던 배달은, 이때부터 ‘명시적인 유료 상품’으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달 유료화의 씨앗은 그보다 먼저 뿌려지고 있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생겨난 배달 대행업체들이 그 기원이다. ‘해주세요’, ‘제트콜’ 같은 이름을 내건 업체들이 가게의 배달을 대신해주고 건당 수수료를 받았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데 따르는 고정비 부담과 관리의 번거로움 없이 배달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었다. 배달의 외주화, 즉 ‘아웃소싱’ 시대의 개막은 분명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배달비 무료 변화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이 합리적인 선택은 자영업자들이 예상치 못한 ‘판의 지배자’를 탄생시켰다. 생존을 위해 선택했던 배달비 구조가 플랫폼의 손에 넘어가면서부터다.

배달앱은 주문 중개를 넘어 고객 데이터를 독점했고, 소비자의 주문 습관 전반을 장악하게 됐다.

이제 고객은 더 이상 가게에 직접 전화하지 않는다. 앱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는 ‘고객을 만날 기회’ 자체를 플랫폼에 종속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배달비는 올랐는데 점주는 더 냈다…기형적 비용 구조의 덫

플랫폼에 얽매인 대가는 컸다. 자영업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배달비 수준을 훌쩍 넘었다.

배달비 무료 변화
출처 : 뉴스1

주문 한 건에 플랫폼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가게 노출을 위한 광고비가 붙는다. 여기에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만으로는 실제 배달료를 감당할 수 없어 점주가 그 차액을 메우는 ‘배달비 보전금’까지 더해진다.

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시작된 시스템이, 역으로 이중, 삼중의 비용 구조로 점주의 수익을 잠식하는 기형적 구조가 된 것이다.

배달이 일상이 된 시대,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이처럼 복잡한 비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배달 시장의 편리함은 더 이상 무료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그 대가의 무게를 누가, 어떻게 짊어지고 있는지 물어야 할 때다.

플랫폼 중심의 독과점 구조가 공고해질수록 자영업자들의 숨통은 더욱 조여들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상생을 위한 공정한 시장 생태계 논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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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달비무료던 그시절은 그야말로 동네장사였으니 가능하닜던거지 만들어서 5분이면 가져다 줄 수 있는 거리위주의 장사였으니. 그런데 지금 봐라 여의도에서 만든걸 사당동까지방배동까지 배달한다.
    무료배달이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