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월급 올랐다고 좋아했더니…서민들 ‘날벼락’ 무슨 일?

월 535만 원 벌어도 소비는 줄었다
식료품·전기료 급등에 실질 지출 역주행
고소득층은 지갑 닫고, 저소득층은 빚 늘었다
평균 가구 소득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가정이 벌어들이는 돈이 늘었다. 올해 1분기 평균 가구 소득은 535만 원으로, 작년보다 4.5% 올랐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돈을 더 벌었는데 오히려 가계 살림이 팍팍해진 것이다.

‘오른 건 월급이 아니라 물가’…실질 구매력 뒷걸음

핵심은 ‘실질 구매력’에 있다. 실질 구매력이란 물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을 뜻한다.

쉽게 말해, 월급이 10만 원 올랐는데 물가가 20만 원어치 올랐다면 실질적으로는 10만 원만큼 가난해지는 셈이다. 바로 이런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평균 가구 소득
출처: 연합뉴스

물가가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뛰었다. 식료품값, 전기요금, 월세 같은 꼭 필요한 비용들이 가차 없이 올랐다.

집에서 쓰는 전기요금만 해도 작년보다 20% 넘게 뛰었고, 마트에서 파는 생필품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월급은 4.5% 올랐지만 생활비는 그보다 훨씬 많이 올라버린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가 한 방 더 먹였다. 은행 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집이나 차를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했다.

매달 내야 하는 대출 이자만으로도 허리가 휘청거리니, 가계는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자동차나 옷 같은 비교적 덜 급한 물건을 사는 지출이 크게 줄었다.

“불안해서 못 써요”…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평균 가구 소득
출처: 연합뉴스

소비자들의 마음도 얼어붙었다. ‘소비자심리지수’라는 지표가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측정하는 도구다.

100이 기준선인데, 현재 이 수치가 100 아래에서 계속 맴돌고 있다. 이는 “더 쓰기엔 불안하다”는 국민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충격이 모든 계층에게 똑같이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득이 낮은 가정은 벌어들이는 돈이 줄었는데도 식료품이나 주거비 같은 생존 비용은 늘어나 줄일 여유조차 없다. 이들은 마치 구멍 뚫린 주머니처럼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이 쓰고 있었다.

평균 가구 소득
출처: 연합뉴스

반대로 소득이 높은 가정은 돈을 더 벌었는데도 소비를 오히려 줄였다. 여유가 있을수록 더 신중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득만으론 부족…이젠 ‘체감 회복’이 과제

이런 흐름은 사회 전체의 균형을 흔든다. 소득 불평등이 다시 커지고 있고, 계층 간 소비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어렵다”는 말로는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허리띠를 졸라매지만, 어떤 사람은 허리띠 살 돈조차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민생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소득만 올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질 구매력을 지키고 소비 심리를 되살릴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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