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라켓 내리쳐
사과문에 쓴 내용은?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인 권순우가 아시안게임에서 탈락한 뒤 라켓을 부수는 등 비매너 행동을 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5일 권순우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항저우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와 붙어 1-2로 패했다. 삼레즈는 636위로, 112위인 권순우에 비하면 무명이나 다름 없다.
권순우는 패배가 확정된 뒤 라켓을 바닥에 강하게 던져 부쉈다. 이후 라켓으로 의자를 세게 치거나, 짐을 챙기다 말고 다시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는 등 분노를 자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상대 선수인 삼레즈가 악수요청을 했음에도 눈길도 주지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는 등 끝까지 비내너 행동을 했다.
‘신사의 스포츠’로 불리는 테니스 코트 위에서 폭력적인 행동과 비매너를 선보이며, 논란이 빠르게 확산했다. 중국 웨이보에서는 권순우의 라켓을 내리치는 영상이 600만회 이상 조회되었다.
중국 매체는 권순우가 ‘경기에 패해서’와 ‘병역혜택을 못 받아서’ 라는 이유로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분석했다. SNS 상에서는 ‘테니스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는 테니스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으로 권순우를 비난하는 글이 많았다.
권순우 행동에 외신도 관심 집중
외신들도 이 사건에 주목했다. 미국의 스포츠키다는 권순우가 패배 후 라켓을 산산조각 내며 상대와의 악수를 거부한 점을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 테니스 스타 권순우가 충격적인 패배 후 모든 자제력을 잃었다. 세계 랭킹에서 자신보다 500위나 낮은 삼레즈에게 패한 권순우는 원래 우승 후보 중 하나였으나, 이번 패배가 그에게 너무나도 큰 타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권순우는 분노에 휩싸여 라켓을 코트와 의자에 여러 번 내리쳤고, 그 결과 관중들은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보내게 되었다. 그는 상대 선수 삼레즈와 주심에게도 악수를 거부하였다”라고 보도하였다.
권순우가 라켓을 내리친 이유
권순우가 분노한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는 “권순우가 랭킹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와 붙었음에도 경기에서 지면서 화를 참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후의 행동에 초점이 쏠리면서 권순우가 분노한 진짜 이유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삼레즈는 ‘오프셋(Offset) 트릭’을 여러 번 사용했다. 예를 들어, 첫 세트가 끝나고 화장실에 가서 10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규정상 이는 허용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보도했다.
이어서 “권순우는 2세트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승리가 눈앞에 있었지만, 삼레즈가 심판에게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하자, 그는 무력감을 느껴 상대와 언쟁을 벌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멘탈이 무너진 권순우는 결국 패하게 되었다”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보면, 권순우는 경기 중에 삼레즈의 심리전 테크닉에 현혹되었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폭력적인 행동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소후닷컴’은 “권순우의 자제력 상실의 또 다른 큰 원인은 병역 면제에 관한 것이었다. 우승하게 되면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러한 압박감이 그를 불안정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징계 여부도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현재 권순우에 대한 징계 논의는 진행 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한국 테니스 대표팀의 주축인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팀을 이루어 남자 복식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자필사과문 올린 권순우
권순우는 비난이 거세지자 자필로 사과문을 작성해 공개했다.
권순우는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이날 “권순우가 오전에 태국 선수단 훈련장을 찾아가 상대에게 사과하고 (남은) 경기를 잘하라고 얘기했다고 한다”며 “상대도 ‘괜찮다’고 하며 서로 잘 풀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짝을 이뤄 출전하는 남자 복식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권순우는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